56세 맞아? 나미, 파격 댄스곡으로 컴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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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보여’ 뮤직비디오 한 장면. 형광빛으로 온 몸을 장식한 무희들이 관능적인 춤을 춘다.

‘빙글빙글’ ‘보이네’ ‘인디언 인형처럼’ 등 1970~80년대에 파격적인 댄스곡으로 가요계를 점령했던 가수 나미(56·본명 김명옥)이 17년 만에 신곡 ‘보여(Voyeur)’로 컴백했다. 지난 11일 자신의 생일이자 레이디 가가의 복귀 날짜에 맞춰 공개한 음원과 뮤직비디오는 상상을 뛰어넘는 충격을 던진다.

 ‘보여’는 요즘의 트렌드에서 단 반 발짝도 뒤지지 않는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EDM)이다. 공백과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여전히 매력적인 목소리와 감각이 빛난다.

‘보여’는 프랑스어로 ‘바라보는 사람’이라는 뜻.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마음이 담긴 제목이다. 에프엑스의 ‘일렉트릭 쇼크’, 엑소의 ‘으르렁’ 등의 히트곡을 만들어낸 잼팩토리 소속 독일 작곡가 그룹의 작품을 받았다. 나미는 “하우스 음악을 30년 이상 들어온 나로선 꼭 해보고 싶은 장르였다”고 말했다.

1996년 싱글 ‘오랜 겨울’ 이후 17년 만에 파격적인 음악으로 복귀한 나미. [사진 TGS]

 독일 출신의 유명 DJ 이브라더 앤 아우토반이 리믹스한 클럽 버전인 6분 35초짜리 버전도 공개됐다. 나미 소속사 TGS측은 “글로벌 무대에서도 승부를 걸어보고자 전세게 DJ들의 음원 구매 사이트인 비트포트를 통한 발매에도 착수했다”고 밝혔다. 리믹스 버전은 공개 열흘 전부터 이미 국내 유명 클럽에서 나미의 곡임을 감춘 상태로 흘러나왔다.

 뮤직비디오에는 얼굴과 온몸에 형광빛으로 장식을 하고 어둠 속에서 현란하게 춤을 추는 남녀 무희가 등장한다. 마돈나의 배우 데뷔작이었던 ‘수잔을 찾아서’, 우디 앨런과 U2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미국 할리우드 프로듀서 마이클 파이저가 지휘봉을 잡았다.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 공개한지 3일만에 조회수 2만 건이 넘었다. 요즘의 K팝 스타들에 비하면 미미한 듯하지만 17년간 활동하지 않은 옛 가수의 컴백 비디오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반응이다.

 나미는 이번 싱글 앨범을 내놓으며 파란 단발 머리에 입술도 검푸르게 칠한 파격적인 사진을 공개했다. 뮤직비디오에 여주인공으로 등장한 단발머리 무희가 나미와 닮아 마치 가수가 직접 등장한 듯한 착시 효과도 준다.

 나미의 소속사 TGS 박선영 대리는 “외국인 무희라 나미씨와 혼동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뮤직비디오 컨셉트와 안무 구상에는 나미씨가 직접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진 방송 출연이나 인터뷰 계획은 없다. 박 대리는 “무대에서 춤과 노래를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실력”이라고 귀띔했다. 추가로 나올 음원들과 본격적인 활동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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