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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10% 절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대한상의·전경련·무협 및 중소기협 등 4개 민간경제단체는 11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원가 10% 절감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경제단체들이 원가절감운동을 벌이지 않으면 아니 될 경제적 배경은 역시 업계 불황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소망스럽기 때문이다.
오늘날 경기국면이 차관원리금상원에 따른 구조적 불황의 성격을 띠고 있을 뿐만 아니라,외환사정과 금융정세를 보아 경기부양정책을 함부로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불경기를 상당기간 견디어 나가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아래 업계가 경비절감방법을 모색하게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가 10% 절감이 현실적으로 실천에 옮겨지기 위해서는 업계의 자체노력과 더불어 사회경제적인 환경의 정리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 것이며 때문에 업계의 운동에 대한 당국의 측면적 지원책이 동시에 청구되어야 한다.
우선 원가절감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른바 기업의 부대비용을 극소한도로 축소시키기 위한 사회풍토의 개선문제일 것이다. 작금 정계에서도 서정쇄신작업이 크게 진전되고있어 업계의 부대비용지출은 상당히 줄어들고 있을 것으로 짐작되나, 아직도 이 문제가 만족할 만큼 해결되었다고 판단할만한 자료는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부실화를 막고 기업효율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보다 관심 있게 다룰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수입의존성이 높은 실정을 감안할 때 수입「코스트」의 계속적인 앙등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하는 문제를 당국은 깊이 검토해야할 것이다. 수입「코스트」상승이 있을 경우, 과거에는 가격인상이라는 수단을 가지고 대응하는 것이 상례였기 때문에 별로 심각하게 기업부담을 걱정하지 않아도 좋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업계의 불황도는 상당히 심화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 「코스트」상승을 가격인상으로 전가시킬 여지는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며, 때문에 수입「코스트」상승이 공 기업부실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상황이 되었다. 물론 수입 「코스트」상승으로 제품가격이 상승하고, 그 때문에 소비가 감축됨으로써 국제수지가 개선된다는 효과는 인정해야하는 것이나 국제수지개선효과와 불황의 심화가 미치는 효과를 당국이 깊이 연구해서 적정 선을 발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국의 그와 같은 지원책을 전제로 할때에만 업계가 추진하는 합리화작업은 효과 있게 진전될 것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우리는 업계에 새로운 자세를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업계 자체가 근본적으로 경영관을 바꾸어 「건실」 과「안전위주」로 기업을 운영한다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외부압력을 동원해서 금융상 또는 외자상의 이득을 노리는 따위의 타성을 이제는 단호히 버려야한다. 업계 스스로 외부세력에 의존하려 하기 때문에 결국 부실화를 자초했다는 것을 깊이 반성하는바 있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끝으로 업계는 새로운 자세를 국민 앞에 보이기 위해서도 이를테면 중역들의 호사스런 독방 차지 따위의 낭비부터 시급히 시정하여 외국의 경우처럼 사원과 더불어 동고동락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며, 그들 스스로가 경비절감에 솔선수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 두 가지만 개선돼도 기업은 엄청난 경비절약을 기대할 수 있다고 우리는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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