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일로…이 『이혼법 시비』|로마=정신규 특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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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혼법을 둘러싼 「이탈리아」의 「종교 논쟁」은 급기야는 국민 투표로 판가름하는 「종교 전쟁」으로 발전할 것 같다. 지난 13개월간 정치 문제화했던 이 이혼법을 국민 투표에 붙이라는 「이탈리아」 최고 법원인 헌법 법원 판결이 1월26일 있었던 것. 이 같은 대법원의 판결은 이 극성스럽도록 말썽거리가 된 이혼법을 국민 투표에 붙이라는 탄원이 무려 1백40만 유권자들로부터 밀려들어온 후 취해졌다. 이것은 「이탈리아」 헌법이 국민 투표 실시를 위해 규정하고 있는 50만명의 3배에 가까운 것이다.
70년12월 우여곡절 끝에 발표된 이혼법을 놓고 국민 투표까지 해야 할만큼 사태가 벌어진 것은 보수적인 「가톨릭」 교도들과 서서히 대두되고 있는 「네오·파시스트」당의 거센 반대 때문. 사태가 이렇게 발전되자 이혼법을 지지하던 중도계 「가톨릭」인과 정당들은 어떻게 하면 이 국민 투표가 실시되지 않도록 막느냐에 부심하고 있다.
이들이 극력 국민 투표를 저지하려는 것은 국민 투표가 실시되면 다혈질의 「이탈리아」 국민들은 치열한 「종교 전쟁」에 휩쓸리게 되고 결국 그것은 「이탈리아」의 고질인 정치적 혼란을 더욱 고조시킬 것이라는 것.
이들이 생각하는 국민 투표 처리 방안은 우선 의회로 하여금 현 이혼법을 수정케 하여 이 법의 전면 취소를 주장하는 반대자들이 국민 투표 청원을 철회케 하는 것. 그러나 문제는 개정안이 제출되고 있지만 반대자들은 의회의 조치와 관계없이 국민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고집을 양보치 않는 것이다.
또 한 가지 궁여지책은 「조반니·레오네」신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새로 선거를 실시하여 국민 투표를 적어도 1년 연기하는 길이다.
어쨌든 자유 이혼법을 놓고 국민 투표를 하느냐 안 하느냐는 「콜롬보」 수상의 집권 당 안에서까지 찬·반이 격돌하고 있어 「콜롬보」 수상은 국민 투표를 반대하는 중·좌파로 내각을 개편, 수습하려 하고 있으나 이 개각이 실패할 경우 「레오네」 대통령은 4월15일에서 6월15일 사이 국민 투표틀 실시하든가 의회를 해산해야하는 고민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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