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 짜리 여아에 7cm 꼬리 달려 뼈 없는 살덩이, 하체 약해 못 걸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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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에 꼬리 달린 세 살 짜리 여아가 나타나 얼마 전 해외「토픽」에 소개된「인도네시아」「노르디」군(3)과 함께 희귀한 유미인간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어린이는 서울 성북구 미아7동 4통4반 김만우씨(31)의 2녀 경복양.
지난 68년 8월13일에 태어난 김 양은 날 때부터 엉덩이 바로 뒤에 혹과 꼬리를 달고 나왔는데 만2년5개월이 지나는 동안 점점 커져 현재 혹은 국민학교 1학년 어린이의 주먹만큼 자랐고 혹 끝에 달린 꼬리는 지름1cm, 길이 약7cm, 끝이 뾰족하고 오른쪽으로 꼬부라져 있다.
이 혹과 꼬리는 속에 뼈가 없고 모두 물렁물렁한 살로만 구성되어 있어 좌우로 흔들 수 없는 대신 다른 사람이 손으로 주물러도 통증을 느끼지 않아 여느 사람처럼 불편 없이 뒤로 누워 잔다고 김 양의 지능발달 정도도 보통아이들과 같아 다른 점이 없고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잘 먹어 상체는 무척 튼튼하지만 하체가 발육 부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두 다리는 몹시 가늘고 양쪽 다리에는 복숭아 뼈가 거의 없어 아직까지 걷지도, 혼자 서지도 못하고 있다.
김 양의 아버지 김씨는 경복양의 바로 한 살 위 언니에게도 아무 이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조상 대대로 꼬리 달린 사람은 없었는데 이상하다고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김양 부모의 학력은 모두 국졸, 그 동안 근심 속에 나날을 보내며 약방에 치료방법을 묻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수술비가 20만원 넘을 것이라는 바람에 수술할 엄두도 못 내고 지난해 가을 침을 맞혔으나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꼬리 달린「노르디」군의 부모는『하느님이 노하셔서 우리 가족을 몰살시킬 것』이 두려워 꼬리 제거 수술을 거부했지만 김씨는 언덕에 있는 5만원 짜리 단칸 셋방에서 하루 편물로 5∼6백원 벌어 근근히 사는 형편 때문에 제거 수술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애태우고 있다.
한편 외과 전문의 김선원 박사는 김양의 하체 발육 부진은 척추 끝 부분에 달린 혹 때문일 수도 있다고 보고『혹이나 꼬리 수술은 자세히 봐야 알겠으나 어려운 것은 아니므로 곧 진단 받고 제거수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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