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트랜스지방 사용 금지되면…한국 일부 가공식품 업체들 '수출 직격탄'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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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연방식품의약국)가 트랜스지방 사용의 전면 금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11월 8일자 중앙경제 1면> 이 방침이 시행되면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일부 한국 가공식품 기업이나 로컬 튀김 관련 업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국 내에서도 수년 전부터 건강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져 트랜스지방이나 MSG 사용이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추세"라면서 "그러나 아직도 일부 중소기업이 사용하고 있어 이들 업체 제품의 미국 수출은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제품의 경우 맛이나 비용, 보관기간 때문에 트랜스지방 사용을 고집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랜스지방이 함유된 기름을 사용하면 일반적으로 음식이 더 향긋하고 고소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한국 대기업은 트랜스지방이나 MSG 사용을 자제하거나 아예 첨가물에서 제외하고 있기 때문에 FDA가 트랜스지방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 해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농심 아메리카의 장우진 부장은 "현재 미국 현지 생산 라면 제품이나 한국 수입 스낵류에는 트랜스지방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고 밝히고 "따라서 FDA 조치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더 이상 라면이나 스낵을 튀길 때 수소첨가유로도 불리는 경화유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일부 로컬 식당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왕덕정 남가주한인음식업연합회장은 "대부분의 한식이나 중식당은 오래전부터 옥수수 기름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튀김 메뉴가 많은 업소는 아무래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튀김 관련 업체의 경우 원가 비용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가격 인상이 뒤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랜스지방에 대한 위험성은 2000년대 이후부터 보고됐다.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동맥경화나 심장병, 고혈압 등 여러 성인병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FDA에 따르면 미국민은 한 해 평균 4.7파운드(약 2.13킬로그램)의 트랜스지방을 섭취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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