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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해충 저항성 크게 높여 … 생산성 20~30% 증가도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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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업 이종화 연구소장(왼쪽)이 가바(GABA)를 응용한 비료의 발효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국내 한 중소기업이 5년여의 연구 끝에 가바(GABA·Gamma-Amino Butyric Acid·감마 아미노 부티르산)를 응용한 가바 비료를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바이오기업인 ㈜피드업이 지금까지는 없었던 유산균 가바(GABA) 제제를 생산하며 농가에 희소식을 전하고 있는 것. ㈜피드업에 따르면 가바는 동식물 등 자연계에서 널리 발견되는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인체에서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신경전달 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이미 가바는 전세계적으로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성식품, 식품첨가물 등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혈압을 낮춰주고 중풍과 비만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항암효과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종 관련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글·사진=최진섭 기자

특히 뇌세포 대사기능을 촉진해 스트레스를 낮춰주고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등 뇌 건강에 특별한 효능이 있어 우울증을 완화시키거나 치매의 예방 목적에 사용되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의약품뿐 만 아니라 가바가 함유된 쌀, 사과, 토마토, 막걸리 등 다양한 제품들이 개발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피드업은 이 같은 가바의 효능을 농업에 활용할 수는 없을까? 라는 가정에서 출발해 일반 화학비료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최소의 양으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비료의 혁신 대안을 제시하게 됐다.

 ㈜피드업의 이종화 연구팀은 지난 5년여의 노력 끝에 가바에 대두박에서 추출한 아미노산과 유산균을 혼합해 발효시키는 방법으로 가바 비료 ‘락토N’ 개발에 성공했다. 이종화 연구소장은 ‘락토N’은 병해충에 대한 저항성 증가는 물론, 20~30%의 생산성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가바의 기능에 대해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진행된 연구결과를 보면 식물이 다양한 요인에 의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순간적으로 많은 양의 가바를 체내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쉽게 말해 가바가 스트레스 대응물질인 셈이죠. 그래서 우리 연구팀은 ‘가바를 농업에 활용할 수 있다면’이라는 가정을 놓고 지난 몇 년간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그 결과 작물의 생육이 크게 증가하고 적은 비료의 양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이종화 연구팀은 오랜 연구 끝에 가바를 응용한 비료가 농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결과는 도출해 냈지만 모든 것이 순탄하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가바 함량이 높다고 알려진 발아현미, 녹차, 다시마 등에서 조차 미세한 양으로만 존재해 추출만으로는 대량생산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종화 연구팀은 그 대안으로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기술에 주목하고 대두박에서 추출한 아미노산을 활용키로했다.

납품을 앞두고 있는 가바 비료 `락토N`.

 “가바가 농가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하게 밝혀졌지만 농업용으로 가바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낮은 제조비용으로 고농도 제품생산이 가능해야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일부 농가에서 가바가 함유된 유기질 비료를 사용해 사과나 토마토 등을 생산하고 있지만 너무 비싸 일반 농가들이 사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제조비용을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 했습니다.”

 ㈜피드업은 또다시 낮은 제조비용으로 가바 비료를 생산할 수 있는 연구에 돌입했고, 그 결과 가바를 생산하는 유산균을 탐색해 발효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농가의 부담을 덜 수 있는 가바 비료 ‘락토N’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락토N’은 가바의 함량이 높을 뿐 만 아니라 살아있는 상태의 고농도 유산균도 함께 들어있는 토양미생물제로 이미 일부 농가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으며 최근에는 톤 단위의 대용량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실제 ‘락토N’을 사용한 일부 농가에서는 가지·상추·멜론·수박·딸기 등 다양한 작물에서 뿌리 발근 및 활착과 생육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으며 작물 수확도 40~50% 증대하는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화학비료로 몸살을 앓던 토양이 유기질 비료를 사용한 이후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효과를 거두면서 연작장해가 발생한 농가에서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드업 정재성 전무는 “전 세계적으로 농업에 막대한 양의 화학비료가 사용되면서 지구온난화와 같은 환경오염의 문제와 직결되고 있다. 세계 각 국에서도 질소비료 사용 제한이 입법화 되고 있지만 제한된 농지에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비료 사용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또한 유기농업이 친환경적 농업의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인류를 먹여 살려야 하는 전체 농업 규모에 비하면 대안으로서의 역할이 너무 작다”고 설명했다.

 정 전무는 이어 “하지만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연구 결과를 보면 가바를 농업에 적용할 경우 상당 부분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며 “이것이 바로 에너지 낭비와 환경오염의 주범 중 하나인 화학합성 비료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으로 GABA가 주목 받고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 중에 있는 ㈜피드업은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작물 내 가바 함량을 더욱 높여 농가의 고부가가치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일조한다는 방침이다.

문의 070-4681-6001

◆가바(GABA·Gamma Amino Butyric Acid)=1950년 Eugene Roberts가 발견해 국내외 학계 및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GABA는 일반곡류에 존재하며 동식물에 널리 분포 되어있는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포유류의 소뇌에 존재하는 신경전달 억제물질로 최근 학계에서 인체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을 통해 효력 입증과 의약품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두박=콩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를 말한다. 콩 껍질로 생각하면 되며 흔히 가축의 사료나 비료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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