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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대독일의 표현 뮌헨제전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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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972년, 「올림픽」의 해가 밝았다. 제20회 「올림픽」대회인 「뮌헨·올림픽」은 오대양 육대주의 1백25회원국으로부터 1만3천여명의 선수가 참가, 오는 8월26일부터 16일간 「올림픽」사상 최대규모로 「젊은이의 대합창」을 벌인다. 「뮌헨·올림픽」은 64년 「로마」국제「올림픽」위원회(IOC)총회에서 결정된 것이나 본격적인 시설작업은 69년5월부터 그후 2년7개월만에 모든 시설의 80%이상의 진척도를 보여 앞으로 8개월 후의 개막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올림픽」을 앞둔 서독 국민들은 그동안 2천4백억원(20억「마르크」)을 준비에 투입, 초현대식 시설과 장비로 전후의 부흥과 그들의 국력을 세계만방에 마음껏 자랑한다.
우리 나라는 「마라톤」의 손기정선수가 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했으나 독립국으로 참가한 48년 「런던·올림픽」이후에는 금「메달」불모지대. 금「메달」의 꿈을 안고 「뮌헨·올림픽」이 열리는 「뮌헨」시와 「올림픽」조직위원회를 직접 방문, 그 준비상황과 위용을 살펴보았다.

<백30개국 건설회사참여 뿌린 자금 2천4백억원>
주최지인 「뮌헨」은 「바바리아」주에 있는 전통적인 예술·문화도시.
19세기 초엽까지는 「바바리아」공국의 연병장으로, 지난 40년대에는 「히틀러」군의 병영으로 사용되어오다가 제2차 세계대전의 파괴에서 복구되어 현재 인구 1백만의 대도시로 발전, 이번에 1만3천여명의 각국 선수와 1백여만명의 관람객을 맞을 「올림픽」을 열게되었다.
그동안 「올림픽」조직위원회를 통해 「뮌헨」시 일대에 뿌려진 자금은 무려 2천4백억원. 그 가운데 1천4백40억원은 기념「메달」과 복권 판매대금·TV중계료이며 4백80억원은 연방정부, 2백88억원은 「바바리아」주 정부, 1백92억원은 「뮌헨」시 예산으로 충당되었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뮌헨·올림픽」은 고도의 정밀성과 예술성을 자랑하기 위해 전념을 경주하고 있다.
현재의 「올림픽」조직위원회는 「빌리·다우메」위원장을 정점으로 13개 전문위원회로 구성, 『현대독일의 표현』이라는 「브란트」수상의 말대로 「스포츠」를 통한 영화·과학·문화·예술의 구현에 여념이 없다.
이 조직위원회의 기본업무는 무엇보다도 시설. 조직위원회는 「올림픽」건설회사를 산하에 두고있으며 이 「올림픽」건설회사는 1백30개 각국의 건설회사를 관할, 「올림픽·파크」건설에 전적인 책임을 지고 있다.
그러나 「뮌헨·올림픽」현장은 동경「올림픽」과 같이 화려한 것도, 「멕시코·올림픽」처럼 장엄한 것이 아닌 실용적인 것에 시설의 역점을 두고있다.
독일인 특유의 실용주의에 다섯가지 대회원칙이 대회운영의 기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직위원회가 내건 「슬로건」은 비매머드주의·「올림픽」이후의 사용위주·경기장의 밀집배치·경쾌한 분위기조성·문화 및 예술과의 유대강화 등 다섯 가지.
「올림픽」을 끝낸뒤 시설 사용을 감안, 모든 시설은 유효적절하게 건축·배치되며 여기에 분위기 조성은 물론 문화「올림픽」으로서의 사명을 다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메인·스타디움」도 8만명을 수용하는 중형으로서 비「매머드」주의의 대표적인 「케이스」이며 「올림픽」이 끝난 후 선수촌은 학생기숙사, 방송「센터」는 백화점, 유도장은 실내「스케이트」장, 배구장은 대학체육관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85개소에 음악무대 가설 오페라 등 예술제도 준비>
그리고 「킬」의 「요트」장과「아우구스부르크」의 「커누」경기장을 제외한 모든 경기장은 선수촌으로부터 1km이내의 가까운 거리에 있어 선수들의 불편을 덜어주게 되며 「올림픽·파크」내에 85개소의 음악무대를 가설하는가 하면 대회기간 중 「오페라」 등 각종 예술제도 준비해 놓고 있다.
시설의 중심은 3대 난공사로 일컬어진 「메인·스타디움」과 실내체육관·실내수영장·그밖에 남녀선수촌·기자촌·「프레스·센터」·방송「센터」와 각급 보조경기장이 이제 80%이상의 진척도로 현재 내부시설공사에 한창이다.
「올림픽·파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메인·스타디움」일대를 뒤덮는 8만5천평짜리 초대형「아크릴」지붕.
「올림픽·텐트」라고 불리는 이 초대형 지붕은 「아크릴」로 되어있기 때문에 광도에 영향이 없고 오히려 바람과 비를 막아주어 「텐트」아래는 아늑한 분위기가 유지된다. 이 「텐트」아래 자리잡은 「메인·스타디움」은 소요경비 1백56억원으로 수용능력은 8만3천명.
개·폐회식과 육상, 그리고 축구결승전이 거행될 이 「메인·스타디움」은 육상의 「타탄·트랙」 이외에 「워밍·업」을 위한 「워밍·업·룸」이 자랑이며 8만의 관중들이 7분만에 퇴장할 수 있는 통로가 또 하나의 특징이다.
또 「메인·스타디움」에서 2백m 떨어진 거리에 있는 수용인원 9천명의 실내수영장은 부대 시설이 최신 전자식, 선수들 기록이 출발지점에서부터 「골인」지점까지 전기로 계산되어 「컴퓨터」에 의해 기록판에 새겨지게 된다.
「올림픽」이라면 선수들의 숙소인 선수촌에도 관심이 많은 것. 이미 준공된 선수촌은 남녀별로 구분되어 남자용 침대는 1만l천7백15개, 여자용 침대는 1천8백72개가 준비되어 있고, 방마다 화장실·목욕탕·전화가 가설되었을 뿐만 아니라 각 건물별로 식당·회의실·「인터뷰」실·안내소 등이 선수들의 불편을 덜어준다.
선수촌식당은 「올림픽」이 끝난 뒤의 실용가치를 존중, 수용인원 3천명규모로 지었는데 워낙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식사 때마다 4교대로 식사할 예정. 「뮌헨·올림픽」을 「뉴스·올림픽」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조직위원회의 약속처럼 각급 보도원과 보도에 대한 준비도 완전하다. 우선 8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자촌은 선수촌이상으로 아담하게 꾸며졌고 기자촌 가운데 세워진 5층짜리「프레스·센터」에는 각국어로 된 타자기5백대, 「텔렉스」50대, 국내 및 국제전화기가 50대에 달하고 있으며 사진현상실·전송실·「인터뷰」실 등도 마련되어 있다.

<6백70개의 보도·방송실 칼라TV방송실도 8개>
또한 방송「센터」는 세계각국으로부터 60개의 TV중계반과 1백10개의 「라디오」중계반이 도착할 것으로 예상, 이미 6백개의 보도실을 준비하고 그밖에 70개의 방송실, 8개의 「칼라」TV방송실도 시설 중에 있다.
이와 같은 시설뿐만 아니라 조직위원회는 보도원에 대한 최대의 「서비스」를 약속해주고 있다. 「프레스·센터」에는 전자백과사전이라는 「컴퓨터」가 있어 「올림픽」척척박사 역할을 하게되며 5대의 「컴퓨터」가 각 경기장에 연결, 「게임」이 끝나는 대로 자동인쇄되어 사서함에 넣어지게 된다. 「올림픽」16일간 이와 같은 많은 시설에서 작업할 요원만도 2만7천명, 역시 놀랄만한 인원임에 틀림없다. 업무별로 분류해 보면 각종 기술자와 청소원 2천명, 전화교환양 1천명, 보도원 안내원 1천5백명, 「마사지」요원 1천명, 일반안내원 4백20명, 경비2백20명, 의사2백30명 등등-.
선수·관객·보도원·종사원들이 이렇듯 많고보니 입장권 판매에서부터 교통 등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올림픽」관람용으로 발행된 입장권은 모두 4백40만장, 가격은 최고 8천7백원에서부터 최저 4백35원으로 경기에 따라, 또는 시간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입장권 구매희망자는 많고 입장권은 4백40만장으로 제한되었기 때문에 판매방법이 또한 문제.

<입장권 4백40만장 발행 백20만장만 대륙별 판매>
그래서 조직위원회는 3백20만장을 국내에서 추첨제로 판매중이며 나머지 1백20만장은 대륙별로 외국에 할당, 「호텔」계약자에 한해 팔고있다.
1백만명 이상의 관객이 밀려드는 「올림픽」이고 보니 교통난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겠지만 대량교통수단이 개발되어 있어 무난한 편.
「뮌헨」시내에서 「올림픽·파크」까지는 지하철과 지상철이 연결되어 있어 「버스」까지 합치면 1시간당 수송능력은 9만명, 단지 주차장이 1만대 수용능력밖에 없어 「마이·카」족에는 약간의 불편을 주겠다.
한편 「올림픽·파크」에는 2백명 좌석의 성당과 교회가 나란히 세워졌는데 다른 교도들이 시설사용을 신청하면 언제나 개방한다고.
여느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이번 「뮌헨·올림픽」도 저명인사의 집결지가 될 것 같다.
각국 수뇌급으로서는 10명 이상이 「올림픽」을 참관할 예정이며 「엘리자베드」 영국여왕의 딸 「앤」공주를 비롯, 인간기관차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 「체크」의 「자토벡」, 체조의 꽃인 역시 「체코」의 「차슬라프스카」, 1백m의 10초벽 돌파를 암시해준 미국의 「오웬즈」 등등.

<금「메달」만도 3백64개 윤이상 작곡 심청전 초연>
「올림픽」16일간 세계최고의 「스타」들에게 수여될 금「메달」은 3백64개, 은「메달」 3백64개, 동「메달」 3백81개로 모두 1천1백9개, 전세계는 이들 「메달」의 주인공 때문에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
한마디로 「뮌헨·올림픽」은 과학과 예술의 「올림픽」이라 하겠다.
시설의 규모에만 관심을 보여준 과거의 「올림픽」과는 달리 모든 시설은 과학기재로 완전무결, 각종 기록은 「게임」즉시 전자판에 게시될 뿐만 아니라 거의 같은 시간에 전세계에 알려지도록 무수한 과학기재가 동원되고 있다.
「올림픽」기간 중의 서독은 문화와 예술의 중심을 이룬다.
「오페라」만도 세계각국으로부터 30개, 특히 우리나라 윤이상 작곡의 심청전이 문화제 개막일인 8월1일 국립「오페라」좌에서 초연을 가지며 그밖에 미술전시회·사진전시회·민속무용 발표회 등 각종 행사가 줄을 잇는다.
35억 전세계인구의 꿈인 「올림픽」의 해가 밝았다.
『보다 빠르게, 보다 높게, 보다 힘차게.』 선수자신과 고국의 명예, 그리고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젊은이의 대합창」이 8개월 앞으로 박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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