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송한 「특혜법안」 상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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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박정희 대통령은 『호연지기」란 천하를 굽어보는 듯한 넓은 기상을 뜻하는 것인데 어쩌다가 「히피」 풍조가 만연되었는지 한심하다』고 개탄하면서 『학생들의 호연지기를 길러주는 교육을 하도록』 15일 청와대를 예방한 전국 교육감들에게 당부.
박 대통령은 「목민심서」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젊은이들이 재물은 탐내지 말고 앞날에 대한 야망을 갖는 풍조가 되살아 날 때 나라의 장래도 밝아질 것』이라고도 했다.
국회는 중요 법안이 많아 정기 국회의 폐회 날짜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은 당초 새해 예산안이 지난 2일 통과됨에 따라 20일 전후에 폐회 할 예정이었으나 여야의 법안 처리 협상이 순조롭지 않아 이 계획은 백지화 됐다.
현오봉 총무는 16일 김재광 신민당 총무를 만난 자리에서 『24일까지 모든 안전을 처리하고 명랑한 「크리스머스」를 맞자』고 했으나 공화당의 부총무들은 『제대로 마무리하려면
29일에나 폐회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의 대부분이 조기 폐회를 희망하고 있는 형편 이어서 여야간에 절충만 잘되면 「크리스머스」전에 긴 겨울방학에 들어갈 가능성도 없지는 않고-.
부동산 투기 억제 세법을 은행과 성업공사에 한해서만 면세토록 한 것이 부당한 특혜라는 김재광 신민당 총무 등의 반대로 예산의 부수 입법 중 고아로 남았던 조세 감면 규제법 개정안이 16일 여야 총무단의 합의에 따라 본 회의에 올려졌다.
그러나 본 회의 개최 시간에 쫓기며 열린 신민당 원내 대책위에선 이 법안을 두고 「전세에 대한 것」「복덕방 업자가 어떠니」 등 지연적 얘기만 하다만 채 당론 통일조차 안한 상태여서 다소 아리송한 느낌을 주었다.
이 시간 남덕우 재무장관은 이 법안의 본회의 상정 소식을 듣고 국회에 나가 여야당 총무실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활발한 사전 공작을 벌였고….
신민당은 달성-고령지구 보궐 선거 참패를 계기로 무능하고 무력한 지구당 위원장은 내년 3월의 개편 대회 때 갈아치워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보궐 선거 지원에서 돌아온 소속 국회의원들은 16일 국회 신민당 총무실에 나와 『보람도 없는 고생만 했다』고 불평했는데 H의원은 『사병 없이 장교들만 득실대고 대상 (청중) 없는 공중 폭격 (유세)에다 지상군 (선거 운동원) 없는 전투였다』고 비유.
L의원은 잘못된 공청을 탓하면서 『지구당 관리 실태도 제대로 점검하지 못한 당 집행부와 파벌의식만으로 당선 가망이 없는 사람을 공천한 당 간부들이 책임을 지는 풍조가 아쉽다』면서 무능 위원장의 정리를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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