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새해 양곡 수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올해 추곡 수확량이 밝혀지고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짜여진 72미곡년도의 전체 양곡 수급 계획이 확정됐다. 14일 농림부는 올해 추곡 수확량이 2천7백76만섬으로서 평년작 수준을 상회하는 풍작을 기록했다고 밝혔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 양곡 수급계획량의 식량 자급률은 71.4%여서 올해보다 오히려 0.8「포인트」가 낮아졌으며 내년에도 계속 3백9만t에 달하는 대여의 외곡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은 특히 강력한 소비절약 시책을 전제로, 식량용 약곡의 수요 증가율을 2.3%에 머무르게 하는 한편, 쌀 소비율은 오히려 9.5%가 줄어들게 책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 계획은 혼식 장려를 통해 2천5백만 달러의 외화 절약을 시도키로 하고 외곡 도입랑을 현년도 수준에서 약간 사회하도록 책정하고 있으나 소요외자는 여전히 2억3천만 「달러」의 거액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음이 그 특색이다.
물론 인구의 자연증가나 1인당 소비량의 증가추세 등을 고려할 때 그나마 전체 양곡 수요 증가율을 2.9%로 억제한 것은 강력한 소비억제시책의 반영으로서 원칙적으로 타당한 방향설정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각도를 달리해보면 한편에서 추곡이 비교적 풍작이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소비절약대책의 강행을 전제로 한다 하면서 식향 자급율이 오히려 저하되고 그 도입량이 여전히 현년도 수준을 견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좀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점에서 우리는 첫째, 보다 광범위하고도 철저한 소비절약의 필요성을 강조해야 하겠다. 둘째, 그러나 이러한 절약대책에는 스스로 한계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와 병행해서 대체식량개발을 포함한 기본적 식량증산 대책이 다시한번 본격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런 점에서 올해 단보당 쌀 수확고는 평년수준(3백10㎏)을 넘어선 3백33㎏에 이르렀으나 일본의 4백42㎏(70년도)에는 월등히 미급하여 아직도 낮은 상태에 잇는 행산성 제고 대책과 이를 유도할 가일층의 고미가 정책 추구가 새삼 강조된다고 하겠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장기적 시정방향이외에 수급계획 자체에는 몇 가지 기술적인 문제가 내재하고 있음을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쌀 소비 감소 등 곡종별 수급 추산의 근거가 된 전체 도시민의 20% 혼식 및 주 3회 분식(가정)이 과연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둘재 분식 여행을 전제로 했다면서 밀쌀을 제외한 제분용 소맥 공급량이 올해와 비슷한 점은 어떻게 설명돼야할 것인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세째로 예비 비축곡 2백30만 섬을 제외하면 조절용 양곡 보유량은 7백69만5천섬에 불과, 올해의 9백20만 섬에도 크게 미달하고있어 내년도의 곡가 전망을 흐리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기 때문에 이런 점 등을 고려한다면 조정당국은 현재의 혼·분식권장시책을 하나의 범국민적 운동으로 펼쳐 나가기 위한 보다 현실적인 대비조치를 마련해야 할 것 같으며, 또 대체곡의 원활한 수급 및 식량 대체의 가격 유인에 신중히 배려하는 한편 다행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추곡수매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보유 조절곡을 최대한 확대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
전체경제가 미증유의 시련기에 처해있는 상황에서는 더욱이 이러한 기본 식량의 수급 및 가격을 당국이 의도하는 선에서 안정시키는 것은 무엇보다도 끽긴한 과제임을 조정 당국자는 명념해야 하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