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 차가운 「의원헌장」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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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백두진 국회의장은 8일 부산에서 요형을 출입자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국회의원 헌장」을 만들자고 제의하면서 『연내에 여야의원들로 「헌장제정 소위」를 구성하겠다』고했다.
그러나 이 소식을 들은 서울의 의원들은 모두 차가운 반응.
전 국회 부의장인 윤제술 의원은 『연말이면 으레 하는 소린가. 헌장 좋아하는 사람이나 하라지』라고 가볍게 받아넘겼고, 김영삼 의원은 『요정·「호텔」정치 지양이니 양담배 안 피우기가 헌장감이 되는 얘긴가. 설혹 일부의원의 자숙이 필요하다해도 어디 헌장이 없어 자숙 못했나』고했으며, 박병배 의원은 『의원선언 그대로 양심에 따라 행동하면 됐지 무슨 얘기인지 잘 모르겠다. 30년 전으로 되돌아가자는 말인가』고 반문.
공화당의 어떤 의원도 『헌장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백 의장이 말하는 그런 내용이 헌장에 담을 얘기겠느냐』고….
○…청룡부대 개선식에 참석키 의해 8일 하오 부산에 함께 내려온 여야총무들은 관광호 특등실에서 약 2시간 국회문제에 대해 얘기했다.
김재광 신민당 총무는『정치얘기는 하지 않기로 하고 내려왔으니 잡담이나 하자』고 했지만 만나니까 역시 정치얘기.
현오봉 총무는 『우리는 야당의 명분을 살려주기 위해 전례없이 세입을 2백억 원이나 삭감했으니 야당이 법정기일 안에 통과시켜준 건 당연 하잖느냐』고하자 김재광 총무는『정부·여당에서 막판까지 감춰두었던 세입 80억 원을 느닷없이 내놓지 않았다면 우리는 기권 아닌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주었을 텐데… 앞으로 그러지 말라』고 해서 지난 얘기의 가벼운 입씨름으로 말을 시작했다.
그러나 「비상사태 선언」얘기와 정부가 내놓게 될 군사입법 및 신민당이 내놓고있는 정치법안 처리문제가 나오면서 화제는 퍽 무거워졌다는 것인데 회담이 끝난 뒤 두 총무는 『정치입법도하고 군사입법도 하기로 했다』고만 말했다.
【부산=윤기병 기자】
○…달성-고령 보궐선거가 종반전에 접어들자 공화·신민 두 당의 지도부가 현지로 옮겨온 듯 하다.
공화당은 백남억 당의장 구태회 정책위의장과 이도선 의원이 8일 하오 지원유세를 위해 대구에 온데이어 9일 하오에는 길전식 사무총장과 현오봉 총무가 합류했고 신민당은 9일 상오 김홍일 당수와 김수한 대변인이 대구에 와서 기자회견을 하고 부산에 갔던 김재광 총무도 합류.
백 공화당 의장은 당초 지원유세를 할 예정이었으나 연설내용이 후보 칭찬으로 일관해야할 처지에 처남인 박준규 후보를 칭찬하기가 쑥스럽다고 해서 유세는 안하고 선거구를 돌면서 간접지원만 한다고.
【대구=성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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