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이 도사린 아현고가도-도시공학전문가들 조사로 밝혀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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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하루1만여대씩의 차량이 달리는 서울 아현고가도로(마포구 아현동84)에 끔찍한 교통사고의「사각」(사각)이 도사리고있는 사실이 도시공학전문가들에 의해 지적됐다. 이 고가도로는 지난작년 서울시가 도심의 교통난해소를 위한다고 만들었으나 공법을 무시해서 만든 구조물자체의 결함과 교통사고방지를 위한 관할경찰의 사고예방시설 마저 갖춰 있지 않아 위험스런 통행로로 등장되고 있다. 이 고가도로는 김포공항으로 통하는 관문으로 「러쉬아워」때는 시간당 9천대∼1만대, 평상시는 4천∼5천대의 각종차량이 통행하고있다.
이 고가도로 급「커브」에서는 지난 8월과10월에 각각 3중 충돌로 모두 6명이 사망, 3명 중상, 10여명의 경상자를 낸 교통사고를 빚었다. 좁은 고가도로상에서 잇따라 두 차례의 끔찍한 참사를 빚기는 드문 「케이스」.
문제의 아현고가도로는 곡을 45도의 급「커브」가 두군데씩이나 있는 곡선교. 두건의 교통사고는 바로 급 각도를 이룬 「커브」에서 일어났다.
연세대 이공대 토목공학과장 황학주 교수는 아현고가도로가 곡선교라는데서 과속으로 인한 운전사의 과실과 함께 구조물자체의 결합에 교통사고의 원인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곡선교를 축조할 경우 사용되는 철근 「빔」은 반드시 곡선 「빔」이어야만 된다는 것은 교량공학에서는 상식적인 일. 그러나 아현고가도로는 교각과 교각사이에 각선 「빔」을 잇대어 그어놓고 그 위에만 곡선 「슬라브」를 덮어놓아 절름발이 곡선교가 돼있다는 것이다.
황 교수와 연세대토목공학 「팀」에 의하면 ①직선 「빔」을 사용하면 구간과 구간을 잇는 이음매가 생겨 차량이 이 부분을 지날 때 「쇼크」를 받아 순간적으로 운전사는 「핸들」의 제어력을 잃게되고 ②두 곳의 「큐·커브」(곡률 반경이 짧은「커브」)사이에 차체 평형유지거리가 짧으며 (시속1백㎞의 차는4∼5초 거리) ③안전운행을 위한 전방가시 (전방가시)거리가 전혀 없다. ④「콘크리트」 포장을 해야할 「커브」구간을 「아스팔트」로 덮어 차륜 「슬리프」가 심하다는 등 구조물 자체가 교통사고의 요인을 갖고있다고 지적했다.
총 길이 9백40m의 아현고가도로엔 위험표지판이나 경고 판이 없다. 속도제한표지판은 신촌에서 들어오는 입구에 단 한개 밖에 없다.
서울시가 서부지역의 교통난 완화를 위해 지난 68년2월 총 공사비 2억8천만 원을 들여 7개월만에 완공했다.
김포공항의 관문인 아현고가도로는 공법을 무시해서 만든 45도의 급「커브」가 2개나있어 끔찍한 교통사고의 「사각지대」가 되고있음이 전문가들에 의해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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