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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지속성장 확인, 향후 주가에 긍정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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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장기 성장성은 확인했지만 보다 구체적 언급이 없었던 점은 아쉽다.”

 삼성전자 ‘애널리스트데이’를 지켜본 국내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반응이다. 지난 6일 8년 만에 이뤄진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외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 400여 명이 참석했다.

 국내 삼성전자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애널리스트데이’ 취지 자체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증권 도현우 연구원은 “투자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시작했다는 측면에서 일단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행사 내용 면에서는 저마다 약간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주목할 만한 점으로는 세 가지를 꼽았다. 먼저 주주환원 정책이다.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FCF)에 기반을 둔 주주환원을 강조하며 올해는 평균 주가 대비 1%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평균 주가가 143만원임을 감안할 때 주당 배당금은 1만4300원 정도다. KDB대우증권 송종호 연구원은 “글로벌 경쟁사인 애플과 비교했을 때 다소 실망스럽긴 하지만 지난해 연간 배당 8000원 대비 75% 증가한 셈”이라고 말했다.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은 평균 2% 이상이다.

 배당성향으로 따지면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배당성향은 배당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로 이익 중 얼마를 배당하는지 나타낸다. KTB투자증권 진성혜 연구원은 “올해 배당성향은 약 7%로 과거 배당성향 대비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삼성전자의 배당성향은 지난해 약 6.9%, 2011년엔 약 8.2%였다. 홍성호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해외 주요 IT업체들이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표명을 하는 것과 비교해봤을 때 삼성전자의 가이드라인은 다소 미흡한 면이 있다”고 평했다.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는 반응이다. 올해 3분기 말 삼성전자가 보유한 순 현금은 41조원에 이른다. 이 자금을 M&A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NH농협증권 이선태 연구원은 “그동안 규모가 작은 스몰딜에 집중했다면 향후에는 빅딜로 성장 기회를 포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이후의 성장동력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애널리스트 간 여러 의견이 교차했다. 단기적으로는 신사업보다 기술적 진보를 통해 기존 사업의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장기적으로는 자동차·헬스케어 등 아날로그 제품에 IT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게 삼성전자가 밝힌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2020년 목표매출로 4000억 달러를 제시했다. 황민성 연구원은 “장기 계획이지만 목표가 구체적이고 지속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당장 실적을 상향할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이엠투자증권 이민희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먼저 콘텐트 경쟁력을 확보하고 하드웨어적으로 다른 기업과 현저히 차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성혜 연구원은 “설비투자 등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목표주가는 모든 애널리스트가 현재 관점을 유지했다. 신영증권 임돌이 연구원은 “구체적인 실행 전략에 대한 공개는 없었지만 이제까지의 성과 리뷰 및 향후 비전을 선포하는 자리로 향후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민희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애널리스트데이를 통해 자사주 매입 방안이라든지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원했지만 충분히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의 기대감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는 4거래일째 약세를 보였다. 7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0.96% 떨어진 143만7000원을 기록했다.

홍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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