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판화선집」제1집 출간|명동화랑에서 회원제 보급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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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명동화랑은 판화보급운동의 첫 시도로서 최근「한국현대판화선집」제1집을 내놓았다. 23㎝ 30㎝의 일정 판형으로 한 제1집은 김상유·김종학·배융·윤명로의 네 작가 것을 1점씩으로 1「세트」를 만들어 4천 5백원. 이 선집은 화원제로 하여 월 2회 배포하고 연간 45장에 2만5천원 정도가 되리라는 추산이다. 즉 한 장에 1천원쯤이면 화랑 측이 주장하는「보급을 위한 염가제공」이라고 할만하다.
우리 나라에서 판화에 대한 관심은 아직도 무르익지 않았다. 작가가 작품성을 고집하는데 반하여 대중은 유화나 동양화와 또 다르게 생각한다.
그만큼 애호가를 못 얻어온 것이 사실인데 이번 명동화랑은 회원제의 고정「멤버」를 확보함으로써 잠재되어 있는 수집 열을 개발시키고, 그래서 작가와 대중 사이의「갭」을 좁히자는 데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과연 회원을 얼마만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작가에게도 적잖은 호응이 강요될 수밖에 없다. 어차피 초기단계에서는 작가가 얼만큼 양보하지 않는 한 화랑 측의 출혈이 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근래 현대미술에 대한 일반의 이해는 상당히 좋아진 편인데, 그렇다고「컬렉터」가 형성되기까지는 아직 요원한 것 같다. 그 성과 여부간에 이러한 판화보급은 국내의 미술시장을 넓히는 중요한 기초작업이 되리라는 점에서 하나의 미술운동으로 기대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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