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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으로 기른 한우, 유통단계 줄여 10~30% 싸게 팝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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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정남진장흥한우주민㈜의 문현성 대표가 보여 주는 거세 한우 고기가 먹음직스럽다. 고기가 질은 좋으면서 값은 싸서 택배 주문과 가맹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친환경으로 기른 한우, 유통단계 줄여 10~30% 싸게 팝니다

전남 장흥군의 한우는 품질 면에서 전국 최고를 자랑한다. 모든 소는 도축할 때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등급을 매기는데, 지난 1~6월 도축한 장흥한우 9764마리 중 16.4%인 1598마리가 가장 높은 1++등급을 받았다. 그 비율이 한우 출하량이 많은 전국 10개 시·군 중 1위다. 1+ 등급 이상 출현율 또한 1만마리 이상 생산 시·군 가운데 가장 높다.

이해석 기자

“다른 지역 소보다 볏짚 등을 많이 먹이고, 남쪽지방이라 따뜻해 방목하는 시간이 많고, 친환경 사육을 하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가 한우 부문 ‘행정의 달인’으로 선정한 유영철 장흥군 친환경농축산과장의 설명이다.

 장흥한우는 토요일마다 재래 장터와 축제가 열리는 장흥읍 시장에서 암소 고기를 값싸게 팔면서 유명해졌다. 이곳에서는 새끼를 보통 세 배 이상 낳은 암소를 잡아 판매한다.

 새끼를 전혀 낳지 않은 암소의 것이 가장 맛있지만, 이는 매우 귀하다. 송아지를 생산하는 게 수익이 더 나기 때문이다. 송아지를 많이 낳은 암소의 고기는 질기고 육즙이 적다. 이보다는 수소를 6개월 무렵 거세한 다음 기른 거세 우(牛)가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좋다. 또 육질과 맛이 일정하다.

 거세 한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장흥군과 농민, 사료 공급 업자 등 202명이 2011년 10월 17억여 원을 출자해 만든 게 정남진장흥한우주민㈜이다. 한우를 기르는 농민들이 만든 전국 최초의 한우 전문 유통 채널이다.

도축 시설, 가공 기술 뛰어나

정남진장흥한우주민㈜는 지난 4월부터 광주광역시 수완지구에 정남진장흥한우백화점 및 식당을 직영하고 있다. 개업한 지 7개월밖에 안됐지만 고기 맛은 좋고 값이 싸다고 소문이 나면서 택배 주문이 잇따르고 식당은 성업 중이다. 정강석(42) 총괄본부장은 “수도권 등에서 가맹점 개설이나 거래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현재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롯데마트에 입점하고, 남구 주월동 첨단지구에 가맹점을 가지고 있다.

 유통단계를 최대한 줄인 결과, 소고기 판매가격이 시중보다 10~30%가 싸다. 직영 식당의 경우 1인분(150g)에 갈비살 2만4000원, 꽃등심 2만8000원, 살치살 3만원을 받는다. 1++등급과 1+등급을 내놓아 일반 한우 식당들보다 고기 질은 좋으면서 값은 저렴하다. 한우 식당들은 대개 마진이 큰 1등급과 1+등급을 쓴다. 소 한 마리를 놓고 볼 때 1등급과 1+등급은 약 100만원, 1등급과 1++등급은 15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정남진장흥한우주민㈜의 문현성(46) 대표는 “출자한 농민들이 항생제 등을 쓰지 않고 친환경으로 기른 생후 30개월 안팎의 거세 우(牛) 가운데 1++등급과 1+등급만 취급한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소라도 어떻게 도축하느냐에 따라 육질과 신선도가 달라지고, 같은 1++라도 맛의 차이가 심하다”며 “도축 시설과 가공 기술이 뛰어나 최고의 품질과 신선도를 내는 도축장에서 소를 잡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마트에서 20만원을 줘야 하는 등심 1.5㎏ 상품의 경우 15만원이면 살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부위를 주문한 만큼 냉장 포장해 택배로 배달해 준다. 지난 9월 추석 때는 개업 5개월 만인데도 3000건 이상의 선물 세트를 팔기도 했다.

 이명흠 장흥군수는 “판매 소고기에 대해 정기적으로 전라남도축산기술연구소에 의뢰해 DNA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장흥산 한우 고기라는 걸 장흥군이 보증한다”고 밝혔다.

택배 주문 및 가맹점 문의 062-236-5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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