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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비즈니스] 시마텍社 반원익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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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자동차 주차설비 회사인 시마텍(simmatec.com)의 반원익(51)사장은 시간이 나는 대로 가족과 피아노 옆에 모여 노래를 부른다. 기독교인이어서 주로 찬송가를 부르는데 가끔은 목청껏 우리의 전통가요를 부른다.

첫딸은 피아노를, 둘째딸은 첼로를,그리고 아내는 소프라노, 자신은 바리톤으로 목청을 다듬는 순간 온 가족은 하나가 된다. '기다리는 마음''그리워''그리움'-, 그와 가족이 애창하는 가곡들이다.

"화음을 맞추는 그 순간만큼은 세사의 모든 잡념을 잊을 수 있고 비즈니스의 스트레스도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습니다. 다른 기업인들에게도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권하고 싶군요."

그는 삼익건설에 입사한 지 12년 만에 이사로 승진했다. 동기들보다 8년 정도 앞서 이사에 올랐으니 그의 능력과 일에 대한 열정은 인정된 셈이다.

그는 망하기 직전의 계열사를 맡아 살려내는 일을 수차례 반복했다. 현재 그가 경영하고 있는 시마텍도 당초 건자재를 취급하는 회사로 1995년 부도 직전에 맡았다. 이후 97년 외환위기 직전 이탈리아의 세계 최고 기계주차설비회사인 시마팩을 인수하면서 회사 이름을 시마텍으로 바꾸었다. 당시 시마텍은 주차설비 관련 기술력에서는 세계 최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반사장은 중소기업의 고질병인 자금난과 수주부진, 공사중단에 따른 금전적 손해,외환위기에 따른 환차손 등 4중고를 겪어야 했다. 이때 그의 유일한 낙이 가족과 피아노와 첼로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그는 "당시 노래 부르기는 취미라기보다 생명의 활력소 같은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4년 동안 그는 사업을 하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회사를 기적적으로 회생시켜 부채도 대부분 정리했다. 올해엔 매출 2백억원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도시의 주차시설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간을 입체적으로 이용하는 기계식 주차설비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는 물론 중국과 동남아 대도시도 주차시설의 잠재력이 무한해, 이들 국가로의 기술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반사장은 지난해 서울서초구청이 관공서로는 10년만에 처음으로 기계식주차시설을 시마텍에 발주했는데 이것이 국가차원의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글=최형규,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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