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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정상」 방어 전망은 밝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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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오는 10월30일부터 11월10일까지 일본에서 열리는 제6회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 겸 「뮌헨·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대회에 참가하는 우리 남자농구단은 「아시아」의 왕좌를 지키려는 굳은 결의를 가지고 개최지인 동경으로 떠났다. 우리 선수단은 약1백일간의 합숙훈련을 통하여 공·수양 면의 여러 가지 전법을 익혔고 빈틈없는 「팀·워크」를 다졌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의 한국 「팀」의 전력은 지난번 대회에 비하여 외형상 큰 차이 없이 신인 3명을 교체 보강한 것으로 보여지지만 「팀·리더」였던 「센터」 김영일이 빠져 허전한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김영일의 위치를 박한, 이자영, 차성환 등이 얼마만큼 메워줄 수 있느냐가 방패를 좌우하는 관건이 된 것이다.
왜냐하면 지난 5회 ABC와 제5회 「아시아」대회에서 일본의 「고다마」(196cm) 중국의 「첸」(198cm) 「필리핀」의 「쿠츠」(188cm) 인도의 「쿠시탐」(190cm) 등 「리바운드」와 득점력이 높은 「센터」들을 김영일의 기지로써 봉쇄한 점이 한국 「팀」 우승의 한 원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김영일 없는 공격은 문제가 안되지만 김영일 없는 수비는 염려가 된다는 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장신들(박한·최종규·이자영·김성환)의 「파울」을 수반한 폭넓은 선수기용이 있어야 할 것으로 믿는다.
김영일 없는 공격은 어떻게될까.
지난 수년간 한국 「팀」의 공격은 「센터」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는데 이 「패턴」은 큰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 전략은 이번 대회에서도 계속 시도되겠지만 김영일이 있을 때 보다 「볼」이 「센터」에 투입되는 회수가 줄어들어 문제가 없지 않다. 그러나 신동파 이인표 곽현채의 「포드」진과 김인건 유두담의 가드진이 외곽으로부터의 2대2, 3대3 공격을 퍼붓는다면 그 위력은 어느 때보다 못지 않을 것이다. 「이란」의 기권으로 9개 「팀」이 나오는 이번 대회에서는 주최국인 일본을 비롯하여 중국 「필리핀」 등이 우리의 「라이벌」이다.
「필리핀」은 지난 어느 때보다 단신(평균신장 179cm)인 약체의 「팀」으로 알려져 있다.
특출한 「센터」의 출현이 없는 「필리핀」은 1968년에 이미 은퇴한 「레이노소」(187cm)를 재등장시키는 궁한 대비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한국이 가장 두려워했던 「필리핀」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생각된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팀」은 「필리핀」보다 중국으로부터 더 강력한 도전을 받게될지 모르겠다.
중국 「팀」은 지난 몇 년간 착실히 성장해 왔으나 지난해 제5회 「아시아」대회에서 「첸」(198cm)과 「오우」(192cm)의 「더블·포스트」공격으로 「필리핀」을 누른 실적이 있다. 작년만 해도 그들의 「더블·포스트」전법이 미숙한 단계였는데 최근에 큰 위력을 나타내고 있다고 들었다.
중국의 이 공격 「패턴」은 우리 수비를 곤경에 빠뜨릴 위험성이 없지 않다. 왜냐하면 두 사람의 「포스트·맨」을 막기 위하여 우리의 장신선수 하나가 더 필요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공격의 「밸런스」를 잃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의 수비는 어느 「팀」보다 뚫기가 쉬울 것이고 특히 기동력이 둔한 중국 「팀」에 속공은 가장 효과적인 공격방법이 될 것이다.
우리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역시 일본이다. 일본은 지난봄부터 『타도한국』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미국전지훈련을 포함한 맹훈련을 거듭했고 지난 여름에는 미국의 저명한 「코치」 「필·뉴얼」을 초빙, 지도를 받았다. 「필·뉴얼」은 1964년 동경「올림픽」대회 때에도 일본 「팀」을 지도한 일이 있는데 공격보다는 수비를 더 강조하는 사람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의 영향을 받은 일본 「팀」은 「존· 프레스」나 「맨투맨·프레스」와 같은 과감한 수비를 가지고 나올 것이 예상된다. 이것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것은 일본 「팀」이 한국보다 평균연령이 적다는 것을 생각하여 처음부터 「프레스」에 의한 체력전을 강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한국 「팀」으로서는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하여 「프레싱」에 대한 「카운터」를 대비하였으므로 그렇게 염려되지는 않겠지만 체력전으로 나올 경우 우리 선수들 「스태미너」조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일본 「팀」으로서는 1966년이래 한국을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으며 특히 지난 「아시아」대회에서는 23점이란 엄청난 「스코어」로 졌기 때문에 그들은 「홈·코트」의 장점과 한국에 대한 열등의식의 불리점을 함께 지니게 되었다.
나의 생각으로는 일본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다니구지」 「모로야마」 「소다」 「기무라」 등이 너무 틈에 잡힌 농구를 하기 때문에 그들의 공격을 쉽게 봉쇄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우리가 보는 일본은 「필리핀」이 경우와는 반대로 강하긴 하지만 어려운 상대는 아니라는 것이 적절한 표현이 되겠다.
이번 대회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정상적인 「컨디션」만 유지해 준다면 이들 모든 나라를 누르고 「아시아」정상의 지위를 지켜나갈 전망은 아주 밝다고 하겠다. <김영기 전 한국대표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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