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속…「캠퍼스」-휴업 영이 내려진 이튿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휴업 영이 내린 서울대 문리대·법대·상대와 고대·연세대·서강대·성대·경희대·외국어대·전남대 등에는 16일 아침 일찍『당분간 휴강함』이란 공고문이 나붙고 교직원들만이 신분이 확인된 후에 출입을 허가 받았다. 정문에는 경비군인들이 교직원들의 신분을 확인한 뒤 출입을 허용하고 몇몇 등교했던 학생들은 되돌아갔다. 휴업 영이 내린 교정에는 투입원 군 병력의 야영용 천막이 마련되는 등 삼엄한 가운데 어수선했으며 휴업 영이 해당되지 않은 숙 대·건대·중앙대 등은 정상수업과 개교축제 등으로 붐벼 대조를 이뤘다. 위수령이 발동된 첫날밤인 I5일 밤 서울거리는 평상시보다 일찍 한적해졌다.

<긴급학장회의 소집>
▲서울대=문리대·법대·상대의 정문에「당분간 휴업」이란 공고문이 나붙었다.
정문에는 집 총 군인이 경비하고 교직원용도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하여 출입시키고 학생과 일반인의 출입은 금지되었다.
문리대 운동장 가장자리를 따라 많은 군용「텐트」가 마련되어 있다.
한심석 총장 등 대학본부 간부들은 상오 9시 정상 출근하여 학장회의를 소집, 학생징계 문제 등을 논의했다.

<여학생 수위에 부탁 "책가방 찾아줘요">
▲고 대=2백여 명의 학생들이 학교로 들어가려다 집으로 발걸음을 되돌렸다.
교문 안에는 장갑차 2대가 서 있었다. 이날 상오 9시쯤 여학생 10여 명은 교양학부 여학생 휴게실에 둔 책가방을 찾으러 들어가려다가 경비군인들의 제지를 받고『학교 수위를 통해 찾아가라』는 군인들의 말에 따라 상오 10시30분쯤 30여 명의 학생들이 소지품을 적은 종이쪽지를 수위에게 보내 소지품을 찾아갔다. 학교 안에는 야영용의「텐트」가 강당 앞과 운동장 그리고 학생회관 앞에 세워져 있었다. 상오 11시 김상협 총장은 교무위원회를 소집했다.

<정문 앞 바리케이드>
▲연세대=정문 앞에는 가시철망으로 「바리케이드」가 쳐져 삼엄한 분위기.
상오 11시 30분부터 열린 각 단과 대학별 교수회의는 17일까지 문교부에 통보하도록 되어 있는 처벌학생 문제를 논의했다.
▲외 대=학생 50여 명이 아침 일찍부터 나와 교문을 바라보며 서성거리고 있었다.
군인들이 지키는 교문에는『당국의 지시에 의하여 당분간 휴업함』이란 공고와 ROTC 후보생에게 알리는 공고문 4개가 붙어 있었다.
군인들은 공사관계 인부와 교직원들의 출입은 자유롭게 허용했다.

<교문 앞서 서성대고>
▲서강대=정문에는『당분간 휴업』이라고 쓴 학장 이름의 공고문이 붙어 있고 군인들이 일렬로 정문을 가로막고 출입하는 사람들의 신분을 확인했다.
남녀 학생 30여 명이 학교정문 밖에서 서성거리다 지나가는 교수들과『언제쯤 학교에 나올 수 있느냐』고 물어 보기도 했다.

<일반인도 통금>
▲성균관대=l6일 상오 7시쯤 정문에『당분간 전면 휴강함』이란 총장 이름으로 된 공고문이 나붙었고 얼룩무늬의 군인 수명이 교문을 지키고 있었다. 교직원들은 신분증을 제시하고 학교에 들어갔으나 학생과 일반인의 통행은 전혀 허용되지 않았다.

<5백 명 발길 돌려>
▲경희대=16일 아침 9시부터 5백여 명의 학생들이 나왔으나 휴강으로 모두 발길을 돌렸다.
조영식 총장은 상오 10시 30분이 넘도록 등교하지 않았다.
▲전남대=【광주】16일 상오 11시 1백여 학생들이 학교에 나와 서성거리다 되돌아갔다.
교수들은 이날 교수회의를 열고 각 단과대학 학생과장들의 협의에 따라「데모」주동학생을 제적하는 등 징계를 가하고 이를 16일 하오 문교부에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건대·숙 대 등선 체육대회 열고>
▲기타 대학=휴업 영이 해당되지 않은 중앙대·동국대·건국대 등은 정상수업을 하고 있다.
건국대는 14, l5일의 체육대회로 16일 하루동안을 휴강하고 있어 모르고 등교했던 학생들이 돌아갔다.
동국대학은 제2회 종합체육대회를 열었다.
중앙대는 정상수업을 했다. 한편 서울대 사대는 16일 정상적으로 수업을 했으나 게시판엔『별명이 있을 때까지 학생회대의원 및 그 산하단체의 활동과 간행물 발간을 일체 금지한다』는 학장공고가 나붙었다,

<약간 긴장감이>
▲시 내=군이 투입된 서울대·교대·연세대 등 대학 주위는 약간 긴장감이 있었으나 시가는 평상시와 같았다.
밤 9시쯤 수도경비사의 정문 앞과 고대 정문 앞에는 집에 돌아오지 않은 학생의 부형들이 옹기종기 모여 소식을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다.
또 시내 15개 경찰서에는 평소의 3분의1쯤 되는 보안사범이 연행되어 한산했다.
이날 저녁 6시쯤에는 수도경비 사에 연행됐다. 풀려 나온 고대 생 1백여 명이 종로 3가에서「응원가」와 교가를 부르며 행진,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으나 곧 경찰에 의해 해산했다.
경찰은 이들 중 김종대 군(20·사회학과 1년)등 15명을 연행했었으나 다시 석방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