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성한 서울대「마스터·플랜」|대학발전계획 국제회의전문가들 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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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울대「마스터·플랜」의 학정에 참고자료를 얻기 위해 알렸던 대학발전계획 국제회의가 15일 그 막을 내렸다. 다분히 시위 적 성격을 띠었던 이 회의는 세계각국의 대학개혁 추세를 듣는데서 얼마만큼 사회나 정부당국에 대학정책의 필요성을 주지시키고 서울대 계획안에 대한 평가를 듣는데 보탬이 됐는지 의문이다.
『서울대학이 전 주민의 대학으로 그 차원을 승화시키려면 이런 식의 모임으로 지금까지의 계획안을 합리화시킬 것이 아니라 국내의 전문가들로부터 평가받는 모임이 미리 있어야 했을 것』이라고 이 회의에 줄곧「업저버」로 참석했던 서울대의 한 교수는 지적했다. 더 우기 많은 경비를 들여 회의를 열면서 주제인 서울대「마스터·플랜」을 미리 참가자들에게 알리지도 못하고 공식모임에서의 외교적 찬사만 들어서야 되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준비위원장 김철수 교수(서울대 교무처장)는『공식회담이기 때문에 참고될 만한 비판을 안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하면서 자료는 몇 차례 미리 보냈고 그들의 솔직한 비판을 듣기 위해 회의 기간 중 따로 비공식 모임도 여러 번 가졌다고 말했다.
여러 번의 접촉을 갖는 동안『대학은 자율성이 절대적 전제조건이며 지성이 지배하는 사회여야 한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참석자로서의 소감을 말했다.
서울대「마스터·플랜」만을 의제로 열린 14일 회의에서「찰즈·오디가드」「워싱턴」대 총장은 서울대가 학 무 회의 만 구성하면 곧 자율적으로 모든 일이 잘될 줄 알지만 이는 과학적 연구를 해야 할 것이라는 이견을 냈다. 계획안의 실현여부를 결정할 예산의 조달방안에 대해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질문을 던졌다. 대책이 전혀 제시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말레이」대 공대학장「S·달리왈」은 대학의 자율성이란 예산의 출처와의 관계에서 파악되어야 하는데 이것도 명백히 하지 않고 어떻게 대학 자유나 연구분위기를 논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
이 점에 대해 태국 「아시아」공대 부총장「제리·창」씨는 서울대가 경제적으로 정부에 의존하겠다면 이로부터 어떻게 대학의 자율성을 확보하겠다는 대책이 있느냐고 물으면서 사적인 재정 원을 발굴하는 일이 급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또 서울대는 학내관리기구만 있고 대 사회활동을 위한 기구가 없다고 말하고 대학의 중요기능인 사회활동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보냈다.
영국「서섹스」대 연구발전담당관「하이웰·존즈」씨의 비판은 더욱 신랄했다.
우선 서울대의 발전계획이 국가의 발전체계와 유기적 관련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먼저 대학 내의 의견 조정을 권유했다. 『서울대 계획안은 대학의 모든 문제가 고려되어 있지 않다』고 전제하고 대리의 목적을 먼저 명백히 규정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서울대의 경우 연구의 중요성만 중복해서 강요하고 학생을 위한 교육계획은 서 있지 않으며 관리조직을 유기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기구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마스터·플랜」자체도 기획위원회가 재정이나 학생문제의 고려 없이 어느 한쪽 면만 강조하여 작성한 허술한 시안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권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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