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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추석시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추석(10월3일)이 한 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보기 드문 불경기의 계속과 치솟기만 하는 물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26일 현재 각 시장의 경기는 별로 눈에 띠는 것이 없고 선물용으로 쓰일 백화점의 상품권만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시장이나 백화점 등 상가는 이번 추석경기를 일요일인 지난 26일부터 한 주일로 잡고 「사은대매출」 등의 요란한 선전과 함께 상품을 진열, 대목을 노리고 있으나 아직은 『대목기분조차 안난다』는 것. 월말인 30일부터 추석전날까지 사흘동안 「피크」를 이룰 것으로 보이나 작년보다 20∼30% 매상고가 떨어질 것으로 시장전문가들은 분석하고있다.
예년에는 추석 10일 전이면 서울의 주요 시장이나 백화점가는 추석맞이 인파로 붐볐으나 올해에는 일부 백화점을 제외하고는 우선 손님이 없다.
각 백화점마다 붙여 놓은 사은대매출의 선전문귀에서 추석이 가까웠음을 느끼게 할 뿐 시장은 한산하고 남대문·동대문 등의 도매상인들은 『경기가 없어 문을 당장 닫고 싶으나 지방거래선과의 인연을 끊지 않으려고 앉아있다』고 울상을 짓고 있다.
그러나 신세계 등 백화점에서는 『작년보다 상품권실적이 50% 높을 것』이라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백화점>일부 백화점 붐벼
대부분 지난 21일 또는 23일부터 사은권을 붙인 추석맞이 대매출 특별기간이 시작됐다.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은 설탕과 조미료·술·「와이샤쓰」·겨울내의·아동복 등 현물판매는 30%정도, 나머지 70%는 상품권 또는 교환권으로 나간다.
서울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 21일부터 추석사은매출을 시작했는데 평소 30만원정도 팔리던 상품권이 첫날은 1백60만원어치, 둘째 날인 22일부터는 3백만원대로 올랐고 평소 1만5천명정도 드나들던 고객들도 비가 내린 25일은 3만명, 26일은 4만5천명으로 늘었다는 것.
또 지난 25일의 판매실적은 1천50만원으로 작년 같은 날에 비해 90%가 늘어 대매출기간의 판매목표액 6억원(작년 4억원)에 거의 도달할 것 같다고 판매담당자는 말한다.
백화점에서는 상품권은 작년에 1천원∼2천원권이 많이 팔렸으나 올해에는 3천원∼4천원권이 많이 팔리고 있다.

<시장>아동복만 좀 팔려
북적거려야 할 때인데다 별로 손님들이 늘었다고는 볼 수 없다.
남대문시장에서 5년째 청과물상을 해왔다는 김모씨(34)는 『작년 이맘때보다 매상이 10분의1가량 줄었다』고 했다.
사과·배 등의 과일은 반입이 늘어 값은 작년과 같은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판매량은 추석이 가까워지자 오히려 줄었다는 것.
추석이 2, 3일 임박해야 늘 것 같으나 지금 추세로는 지난해 매상실적의 7할에 이르기 힘들겠다고 한숨이다. 시장 안에서 그런 대로 손님들이 몰리는 곳은 값싼 아동복 집, 5백원안팎의 서민용 옷가지가 다른 상점에 비해 잘 팔리고 있다.
시장에 나온 한 주부는 「올해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어린애들 옷만 사주기로 했다」고 추석계획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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