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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전략 너무 일찍 터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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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공화당은 당무회의에서 특혜란 비판을 받아온 석유류세 반감계획을 백지화하도록 정부에 건의키로 했으나 정부와 업자관계를 고려하여 함구령을 내리고 쉬쉬.
백남억 당의장이 16일 저녁 박대통령에게 이러한 당의 계획을 보고하고 17일 하오엔 당 정책위와 경제기획원·재무부의 실무자회의가 열렸는데도 지종걸 정책연구실 실장은 『이미 예산안에 책정된 것을 어떻게 백지화하느냐』고 시치미를 뗐다.
구태회 당무위원은 『그 문제를 논의할 때 자리에 없었다』, 현오봉 당무위원은 『우리야 정책위에서 하자는 대로 보고만 받았다』고 말을 피했으며 백 당의장과 이병옥 정책연구실장은 『문제가 많아 며칠 있어봐야 확실히 얘기할 수 있겠다』고.
김학렬 경제기획원 장관은 전경련 간담회와 전국시장 군수회의에서의 경제시책에 관한 그의 발언이 여야 정치인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어 톡톡히 구설수에 오를 듯.
신민당의 김재광 총무·유옥우 의원 등은 『김 부총리가 국민이 까불면 경제발전이 안 된다고 했다는데 그의 이 발언은 경제 난국을 해결해야 할 책임자로서의 자세를 못 갖춘 망발일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겸허한 자세가 되지 못한 것』이라고.
공화당 간부들도 『당까지 오늘날의 경제를 심각히 걱정하는 판에 이게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는데 어느 당 간부는 『「아스피린」 정도로 물가를 치유하겠다니 「아스피린」이나 한 통 사보내야겠다』며 흥분.
「유엔」운영위에서 한국의제 채택을 봉쇄키로 한 정부의 기동전략이 사전에 알려진데 대해 김용식 장관은 17일 『시기적으로 보아 너무 일찍 공표 되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면서도 앞으로의 득표 등 작업에 『반드시 우려할 것 같지는 않다』고.
실무자들은 『기동전략은 기습적으로 제안되어 상대방이 뭐가 뭔지 모르는 새에 처리되어야 하는데 사전 공표로 5일간의 시간을 뺏겼고 공산측의 반대공세에 그만큼의 여유를 준 것』이라고 난처해했다.
그런데 새 방안의 승산은 매우 유동적이어서 현장에서 마지막 순간에 시도여부가 결정될 듯.
신민당의 김홍일 당수와 김재광 총무는 앞으로 당고문인 박순천·유진오·이상철씨 등을 수시로 방문, 자문을 구하기로 했다. 이 계획에 따라 두 사람은 18일 아침 박순천 고문 댁을 방문, 최근의 국회 움직임과 당내사정 등을 자세히 설명, 의견을 구했는데…. 박 고문은 『나의 부탁은 국민이 바라는 정치에 심혈을 기울여 달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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