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버스도, 정화조 계량기도 SNS로 민원 받아 신속한 조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SNS 민원 접수를 받아 서울시가 정화조 차량에 설치한 계량기. [사진 서울시]

“정화조 청소 차량에 계량기가 없어 업자들이 눈대중으로 요금을 매깁니다. 50L 나왔는데 30L 해줄테니 담뱃값이나 달라는 식으로 현금을 챙깁니다. 수십 년 동안 이어온 관행입니다. 정화조 차량에 제대로 된 계량기 좀 설치해 주세요.”

 박원순 서울시장 트위터(@won soonpark)에 네티즌 박익형(@ET_Park)씨의 민원이 접수된 건 지난해 4월 10일. 서울시 도시안전실 물재생시설과는 3일 후 박씨에게 “전자식 계량시스템을 연말까지 개발을 완료해 내년부터 시범 설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연말까지 51개 업체별로 계량시스템을 1대씩 설치해 시범 운영하고 내년부터 확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한 네티즌이 140자 트위터에 올린 작은 아이디어가 서울시의 정책이 된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민원을 전담하는 서울소셜미디어센터가 출범 1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1만9920건의 민원을 접수해 그중 1만9245건을 처리했다. 용산구 만리재길의 구멍 난 육교와 볼트 하나가 빠진 채 방치된 상암월드컵경기장 앞 신호등이 SNS 민원 제기로 수리됐다. 자칫하면 대형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것들이었다. 올해 4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심야 전용 ‘올빼미 버스’도 출생지는 SNS였다. 환자안심병원·여성안심택배서비스·성매매 전단 전화번호 차단도 SNS상에서 논의된 정책들이다.

 박 시장은 이를 두고 ‘광속행정’이란 이름을 붙였다. 지난달 2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소통행정 2년 평가 세미나에서다. 박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SNS를 통한 민원 해결 방식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SNS는 민원 해결에서 속도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