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서봉수의 표적, 우광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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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본선 32강전>
○·우광야 6단 ●·서봉수 9단

제2보(16~24)=중국엔 구리나 천야오예 같은 유명한 고수도 많지만 나이 어린 신예 강자는 셀 수 없을 정도지요. 한데 삼성화재배 32강에 우광야 6단이 끼어들었네요. 처음엔 무명이라고 좀 우습게 아는 분위기였지요. 나이도 1990년생이라 이 정도면 중국에선 ‘중고 신인’이거든요. 바둑도 그리 강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서봉수 9단도 그래서 이 우광야를 표적으로 삼았던 거지요. 하지만 누가 알았을까요. 우광야는 4명 중 2명이 올라가는 32강전에서 천신만고 턱걸이를 하더니 슬금슬금 4강까지 올라갑니다. 다음 주 열리는 삼성화재배 4강전에서 이세돌 9단의 상대가 바로 우광야입니다.

 서봉수 9단이 전보 흑▲로 빈 귀를 차지하자 우광야는 곧장 16으로 공격해 왔습니다. 16은 급소지요. 본래 우상귀는 ‘참고도1’ 흑1로 두 칸 벌리는 게 정석의 마지막 수순인데 서 9단은 빈 귀가 너무 커서 잠시 모르는 체했던 거지요. 따라서 16은 보복의 한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7은 강수로 보이지만 위쪽 흑에 대한 수비의 의미도 있지요. 복잡합니다. 아무튼 서9단은 오늘 초반부터 빠르고 강하게 두기로 작심한 것 같습니다. 쌍방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지요.

 18로 전선을 넓히자 19로 호흡을 가다듬은 것은 ‘야전사령관’답다는 평가입니다. 21, 23도 실전적입니다. ‘참고도2’처럼 백이 축으로 잡으면 2, 4로 넘어 이건 흑이 좋지요. 해서 백도 24로 버텼는데 흑의 다음 한 수는 어디일까요.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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