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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만에 미국서 귀국 개인전 준비|서양화가 최욱경 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방학을 끝내고 돌아와 숙제를 내놓는 기분으로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어요.』9년만의 귀국전이면서 한국에서 처음 갖는 전시회를 오는 9월14일∼19일 신세계 화랑에서 열게된 최욱경 양은 이렇게 말한다.『30점의 유화인데 대부분 사이즈가 아주 커요. 1백20호·1백50호 정도니까요. 제 작은 키로는 6 피트×12 피트의 캔버스를 펼쳐 놓을 수가 없어 테이블 2개를 겹쳐놓고 그 위에 다시 의자를 놓은 후 사다리 타는 기분으로 기어올라가 캔버스를 고정시키곤 했지요.』
작고 마른 몸매에서 강한 분위기가 풍겨나는 최 양은 그 팀의 사이즈에 못지 않게 화풍이 대담해서 자신의 그림만 보고는 남자의 그림으로 아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웃는다. 자신의 그림을 어떤 카테고리에 넣고 싶진 않지만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그림은 추상 인상파의 그림들이며 「프란시스 .베이컨」을 좋아한다고 덧붙인다.
서울 예고와 서울 미대 (63년 졸업)를 거쳐 곧 도미,「미시간」주「크렌브룩」미술 아카데미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68년부터 지난 5월까지「플랭클린·피얼스·칼리지」에서 조교수로 일했었다. 그 동안「뉴햄프셔」주의「나리·자갈」화랑·「샤론」미술 센터 등에서 4번 개인전을 열없고 디트로이트 미술 협회 전 입상 등 많은 입선 경력을 가지고 있다.
『63년∼67년에 그린 1천여 점의 그림들은 모두 미국의 오빠 댁에 두고 왔고, 이번 전시회에 낼 그림은 68년∼71년의 작품들인데 이번에 들고 나온 거예요. 그림은 꼭 거울과 같아서 지난날의 그림을 들여다보면 그 시절 나의 내부를 모두 볼 수 있지요.』
조소와 도자기를 부전공으로 공부했고 사진을 즐기는 그는 65년「작은 돌들」이란 시집을 영문으로 출판했을 만큼 다재다능 한데 그 시집 중『순』이란 작품은 캐나다「토론토」시의 국민학교 1학년 영어 교과서에 실렸을 정도.
『그림은 느낀 대로 그리고 시는 본대로 쓴다』는 놀림을 친구들에게서 많이 받는다는 최 양은 아직 귀국한지 얼마 안되어 계획을 세울 수는 없지만 계속해서 한국에서 그림을 그리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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