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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판 베트콩…신 인민군의 정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최근의 야당 집회 투탄 사건을 신인민군의 소행으로 단정하고 인 신 보호령을 정지시키면서 마닐라의 정 정은 또 다시 반정부 데모와 게릴라들의 준 동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70년 이후 필리핀의 정치 위기의 저변에는 3개의 인자가 도사리고 있다.
집권당과 야당간의 정쟁·급진 학생과 노조의 반체제 운동, 그리고 공산 후쿠단과 신인민군의 반란이 그것이다.
이들 3개의 인자들은 물가 상승, 실업의 증대, 빈부 격차, 관리의 오직 과 부패라는 필리핀 사회의 병리를 배경으로 준 혁명적 상황을 연장케 할 이만큼 격한 충돌을 벌여왔다.
그 중에서도 신 인민군 파는 필리핀 최 과격 무장 집단으로서 마르코스 정부에는 위기의 원흉이자 청년 학생들의 반정부 운동의「진압 구실」이 되어온 게 사실이다.
신인민군은 구파 공산 계의 잔당인 후크단의 노쇠 현상에 반발, 이를 수정주의로 비판하고, 69년 3월 새로 성립한 재건 공산당의 군사 조직이다. 이들은 모택동주의를 신봉하면서 『농촌을 근거로 도시를 포위하는』전술을 채택,「루손」도의「팜팡가」와「타를라크」주를 중심으로 준 동했다.
속칭 단테란 자를 수괴로 하는 이들은 육사 출신「빅토르·콜프스」중위의 인솔하에 바기오의 병기고 탈취 사건으로 악명을 퍼뜨린 후, 토지 개혁을 비롯한 일련의 사회 개혁 및 반 부패를 주장하는 학생들의 신 좌파 운동에 편승, 점차로 작전을 넓혀왔다.
이들은 이 달 26일엔「이사빌라」주에서 정부군의「헬리콥터를 폭파, 27일엔「카마리네스」주에서 정부군과 접전했다.
물론 아직은 우려할 만한 단계는 아니지만, 필리핀의 비 공산 계 반정부 운동이 제약받을 수도 있는 명분이 될지도 모른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현재 신인민군 내부 안 지식 분자를 중심으로 하는 당이 우 선이냐, 아니면 군사 조직이 우선하느냐하는 문제로 내분이 계속되고 있다는 보도다.
결국 필리핀 사회의 고질적인 양극화 현상과 부패를 제거, 이들의 온상을 없애야 한다는 게「업저버」들의 견해다. <유근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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