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엘류號 29일 출항…콜롬비아와 평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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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콜롬비아 대표팀이다. 경기일(29일)까지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요즘 코엘류 감독의 발걸음이 부쩍 바빠진 이유다. 늦어도 22일까지 대표선수 명단을 확정해야 한다.

지난달 27일 입국한 코엘류 감독은 입국 다음날부터 박성화 수석코치 등 한국 코치진과 상견례를 한 뒤 대표 후보 55명의 파일을 갖고 무려 여섯 시간 동안이나 선수 선발을 놓고 마라톤 회의를 했다.

코엘류 감독은 토요일인 1일에도 용인까지 내려가 대통령배 축구대회를 관전하며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했다. 이날 용인에는 강한 바람이 불고 기온도 크게 떨어져 코엘류 감독은 "너무 춥다"며 발을 동동 굴렀지만 점심도 거른 채 경기를 지켜보는 열의를 보였다.

3일에도 부지런한 행보는 계속됐다. 오전에는 코칭스태프와 함께 경기 비디오를 보며 55명의 대표 후보군에 대한 기량 파악에 주력했다. 오후에는 파주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를 찾아 청소년대표팀(20세 이하)의 훈련 모습을 지켜봤다. 5일에도 NFC에서 청소년대표팀과 프로축구 부천 SK의 연습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청소년팀에는 최성국.정조국.김동현.임유환 등 네 명이 55명의 대표 후보에 올라있다. 이들은 25일부터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에 콜롬비아전 멤버에 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엘류 감독이 이 경기를 보기로 한 것은 한국 축구의 수준과 특징을 하루빨리 파악하고 대표팀 운영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히딩크 감독은 처음에는 한국 축구를 파악하는 데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코엘류 감독은 너무나 적극적이어서 자료를 제공하는 데 힘이 달릴 정도"라고 말했다.

다음달 16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일전도 열린다. 일본은 2002월드컵이 끝난 뒤 트루시에 감독을 돌려보내고 브라질 출신 지코를 선임했다. 신임 외국인 감독끼리의 첫 맞대결과 숙명의 라이벌전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적지 않은 일전이다.

코엘류 감독은 한.일전에 초점을 맞춰 자신의 색깔을 서서히 입혀 나갈 것으로 보인다. 전임자의 그늘이 워낙 큰 상황에서 코엘류 감독은 특유의 부지런함과 꼼꼼함을 앞세워 한국 축구 파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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