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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독서계 휩쓰는 「샤넬」 일대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20세기 「모드」계의 여왕 「코코·샤넬」이 88세로 간지 반년. 그녀의 비참했던 소녀기, 화려했던 중년기, 외로운 노후 등 지금까지 세상에 잘 알려져 있지 않던 그녀의 일대기가 세 권이나 출판되어 「파리」의 「베스트·셀러」가 되고있다. 아버지를 일찍 잃고 어머니는 폐결핵으로 죽어 천애의 고아가 된 그녀. 「오베르뉴」 지방의 한 시골처녀 「샤넬」은 20세기 「프랑스」의 여인상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향수 「샤넬·넘버5」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실은 그녀의 성공은 의상「모드」로부터 시작되었고 그가 죽은 날까지 그의 「모드」는 전세계의 여왕, 일류「스타], 「퍼스트·레이디」 등 최고급 상류사회에 큰 인기를 모으고 있었다. 그녀가 죽고 나자 「샤넬」이란 이름은 전설 속의 주인공으로 승화한 듯 「샤넬」의 「모드」는 인기가 더해 가고있다.
「샤넬」을 잘 아는 「프랑스」의 일류 여류작가 「에드몽드·샤를·루」는 『그녀, 「아드리엔」』이란 소설을 써 두달째 「베스트·텐」의 선두를 달리고 있고 「샤넬」이 죽을 때까지 줄곧 도와오던 「클로드·벨렌」여사의 『고독한 「샤넬」』, 그녀의 만년의 가장 친한 벗 「마르셀·에드리쉬」저 「코코·샤넬」의 비밀』도 출판되기 전 「프랑스」문단의 화제가 되고있다.
정치학 및 심리학을 전공한 「클로드· 벨렌」여사는 「샤넬」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 그의 대화, 독백 등을 별로 꾸밈없이 성실히 보고해주고 있다. 「벨렌」은 금목걸이·금팔찌 등 비싼 패물로 둘둘 감은 부의 여왕으로서의 「샤넬」로부터 얘기를 전개시킨다. 성공엔 비상한 수완을 가진 여인, 젊음을 죽을 때까지 간직한 노파 「샤넬」의 성공 뒤에 숨은 얘기들을 털어놓았다.
소련 「발레」가 한창 세계의 인기를 휩쓸 20세기 초엽, 대 공들과의 염문, 스트라빈스키와의 친교, 「웨스트민스터」 공작의 「프로포즈」, 「장·콕토」 「아폴리네트」, 「콜레트」 「모리스·사쉬」, 「피에르·레베르디」등과의 화려한 교제 등이 주옥편처럼 소상히 기록되어있다.
「샤넬·넘버5」로 세계 향수 계를 독점하고 그의 의상으로 세기의 미녀들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황금 방석 위에 앉은 「코코」는 어릴 때 입은 상처로 일생동안 외로움 속에 파묻혀 살았다. 20세기 여성의 지위향상의 기수인 그녀, 사교계의 여왕 「샤넬」도 결국은 아무도 없는 텅 빈방에서 외로움의 눈물로 일생을 얼룩지게 한 하나의 평범한 여인이었다.
「클로드·벨렌」이 「샤넬」의 인간상을 가능한 있는 그대로 그리려 애쓴데 반해 「에드리쉬」는 「샤넬」의 신비, 그녀의 비밀을 깊이 캐들어 갔다. 「에드리쉬」는 「샤넬」이 그의 비참했던 어린 시절을 많이 숨기거나 또는 꾸미고 있다고 비판하고 왜 그녀가 세상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는가를 변명한다.
저자는 「샤넬」은 너무나 유명했지만 그녀를 정말로 아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현실과 꿈의 두개의 인생을 살았다. 저자는 이 「그랑드·마드뫄젤」의 일치되지 않는 두 개의 인생을 비교함으로써 일찍이 「프랑스」문단에서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형태의 주인공 「샤넬」을 묘사했다. 『그녀는 행복을 빼고는 모두 성공했다』고 「에드리쉬」는 말한다. <「파리」=장덕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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