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월 미군 철수촉진의 압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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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월남전에서. 미군포로 석방문제가 거론된 지 만5년만에 큰 전기를 맞게된 듯하다.「스웨덴」의 여객기가 1백83명의 포로를 월맹 측으로부터 인수하여「뉴요크」로 수송할 준비를 하고있다는 4일의 보도는 미군의 월남 철수 발걸음이 빨라진다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월맹 측은 미군이 월남에서 철수한다는 보장만 있으면 미군포로를 즉각 석방하겠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말해왔던 것이다.
금년 4월말 현재 인지 전역에서 행방불명·포로로 돼있는 미군은 1천6백59명으로 이중 월맹에서 7백81명이 행방불명 됐으며 3백78명이 포로로 억류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포로문제는 전쟁 종결시의 부수적 문제이지만 미국에 있어서는 월남전 수행에 가장 큰 골칫거리의 하나였다. 월남전 비판자들은 포로문제를 미국류의『인도주의』에 호소하여 국내여론을 반전「무드」로 이끌어왔다.
따라서 66년 당시의「존슨」대통령이 월맹에 대해 협상을 제의한 이래 집요하게 추구해왔으나 성과를 못봐 작년 11월에는 궁여지책으로 「하노이」근교의 포로수용소에 「헬리콥터」부대를 보내 구출작전을 벌여 실패하기도 했다.
또 지난 6월22일에는 상원에서「맨스필드」의원이 미군포로 석방의 조건으로 9개월 안에 전 미군을 철수시키라는 결의안을 제출, 57대42로 가결한바 있다.
이런 상황하에 7월1일「파리」회담에서 「베트콩」의 「빈」수석대표가 『71년 안에 인지에서 전면 철군하겠다는 기한을 설정하면 포로를 석방하겠다』는 등 7개 항목의 제안으로 미국의 『약점』을 찔러 「닉슨」행정부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이로 미루어 이번 미군포로 석방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국이 공산측의 『압력』을 받아가며 협상에 임해 미군의 살수일정을 확정, 앞당기겠다는 언질을 주었으리라는 것도 예상된다.<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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