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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부모들을 위한 시리즈-정서생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평상시에는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녀의 정서교육에 대해 관심기울일 만한 여유를 갖지 못하는 게 보통이다.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날마다의 일과에 쫓기고 있으며, 그들의 관심이 만나는 곳은 「시험점수」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음악·미술·무용 등의 특기교육을 실시하는 일부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어머니들은 아이가 몇 장의 그림을 그렸는가, 「피아노」책이 얼마나 나갔는가를 「체크」할뿐, 그런 교육이 어린이의 정서발달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를 헤아려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앞으로 한달 동안은 거의 황무지인 채 남아있는 어린이들의 정서세계에 아름다운 채색을 해 주기위해 특별한 계획을 세워보도록 한다. 어머니 혼자보다는 온 가족이 의견을 모아보고, 될 수 있으면 같은또래의 아이를 가진 어머니들끼리 계획을 세우는 게 효과적이다.
전문적인 특수 교육을 시키고싶지 않은 어머니도 있을 것이고, 또 기간이 한달 정도이므로 교육내용은 손쉬운 것들로 고른다. 「하모니카」·공작·수영·축구·그림·음악감상·합창·붓글씨·과학교실·바느질 등이 적당할 것이다.
지도교사는 음악대학생이나 미술대학생, 또는 농대학생 정도로 하고 때에 따라서는 어머니 들 중의 하나가 담당할 수도 있다.
방학동안 무엇을 배우고 싶은가를 먼저 아이들에게 묻고 10명 내외의 아이들을 모아서 한달 동안의「클라스」를 짜는데, 아이들의 요구가 많을 때에는 두 가지 정도를 한꺼번에 배우도록 해도 좋다. 교실은 학교나 교회 또는 어린이들의 집으로 마련한다.
합창이나 합주는 어린이들의 정서발달에 좋은 영향을 주는 분야이다. 아름다운 소리, 협력하는 즐거움, 화음의 신비를 경험시켜주기 때문이다. 일정한 공부를 끝냈을 때는 모든 가족동반의 들놀이를 마련, 발표회를 만들어주면 더 큰 기쁨이 될 수 있다.
요즘은 가정에서 바느질하는 일이 드물지만 어린 소녀들에게는 바느질이 본능적인 기쁨을 주는 일들 중의 하나이다.
인형재료들을 사다가 각기 예쁜 인형을 만들게 하거나 손수건·앞치마·신주머니·꽃 등을 만들게 하면 바느질하는 습관을 들이는데도 좋다. 다 완성되었으면 한데 모아 양로원이나 고아원을 찾아 선물하는 경험을 갖게 해 준다.
남자아이들을 위해서는 공작을 권할 만 하다. 실톱 등 연장을 한 두벌 마련하고, 나왕을 사다가 일정한 모양을 대량으로 오린 후 강아지 집·책꽂이·꼬마 선반 등을 각자 조립하게 한다. 「니스」칠이나 「페인트」칠까지 마치게 하면 집안곳곳을 자기 손으로 개량할 수 있다는 자신과 관심을 어려서부터 갖게된다.
과학교실에서는 얼음과 소금을 이용해서 「아이스 크림」만들기, 개미 길러보기, 꺾꽂이로 뿌리내려보기, 전기를 이용한 각종 실험 등 평소에 교과서에서만 배우던 것들을 직접 실험해보도록 지도한다.
이런 실험들은 탐구정신을 길러줄 뿐 아니라 자연현장을 애정과 이해로 바라보는 안정된 정서를 길러준다.
여러 집에서 가지고있는 고전음악의 「레코드」나 명화의 「프린트」들을 모아 듣고 보는 모임을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 쉽고 친절한 설명, 작품에 대한 「에피소드」들을 들려주며 예술에 대한관심을 유도한다.
이런 모든 계획들은 과외공부에 기울이던 열성을 절반만 할애하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들이다.「그룹」을 만들기 힘들 때에는 어린이회관. YMCA. YWCA·각 교회 등의「프로그램」을 알아보고 적당한 것을 선택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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