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공 해빙…이렇게 본다(상)-대만 문제가 관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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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르·몽드 지>
닉슨 미 대통령과 모택동은 공동 성명에서 제의한 것처럼 미·중공의 관계정상화를 위해 지상최대의 회담을 벌일 계획이다. 월남전 종식은 아직도 요원하고 종결의 조건도 부각된바 없다. 한반도의 긴장 역시 완화되지 않은 가운데 주된 의견충돌은 아무래도 대만 문제에 놓여있다.
대만에는 현재 미군이 주둔하고있어 북평 방송은 이를 『용인 못할 최악』이라고 규정하면서 미국을 중공제일의 적으로 못박아왔다.
닉슨 대통령이 가장 날카롭게 질문 받을 문제도 바로 중공이 자기네들의 한 성이라고 주장하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의도에 관한 것이다.
중공의 신문들은 조금도 언사를 낮춤이 없이 『제국주의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나팔을 불어 댄바 있다.
「닉슨」대통령은 대만의 본토복귀원칙을 고집하는 중공으로부터 최소한의 신축성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북평으로서는 한사코 그들이 보기에 『정치적 「미이라」』같은 대만의 유일한 존속근거였던 미국의 군대주둔과 외교지원을 미국이 단념하도록 만들려고 애쓸 것이다.
중공은 만약 미국의 후원만 없다면 장 총통은 필연적으로 제거될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다. 이점과 관련, 모택동은 미국이 오랜 우방을 저버리는게 아무리 어렵다 할지라도 달리는 여하한 만족도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이렇게 따져 볼 때 미국은 중공의 소위 『혁명적 「다이너미즘」이란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서 국민정부의 소멸을 초래함이 없이도 미군 철수를 할수 있다고 판단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미국·중화민국간의 상호방위조약이란 치욕적이고 위험천만한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응징조치를 취하지 않는한 무의미한 것이다. 더구나 닉슨 대통령이 앞두고있는 선거기간 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중공이 「닉슨」 대통령에 대해 월맹과 북괴의 요구사항까지 제시할는지, 아니면 대만문제에 있어서의 미국의 양보만으로 만족할는지는 미지수다. 짧은 회답을 통해 그처럼 극동 전지역이 총결산이나 재편성을 매듭지을 것인지 또는 중공 권 자체만을 다룰 것인지를 예단 하기는 어렵다.
북평은 원칙적으로 「아시아」동역의 일괄타결을 주장하고있다.
중공 부수상 이선념은 얼마 전 북괴에 와서 한반도의 통일과 대만의 본토복귀는 하나의 문제라고 못 박은바있다.
파리 협상의 「베트콩」측 구엔·티·빈 여인은 중공이 「베트콩」을 제쳐놓고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선언했다.
미국의 입장으로는 일괄타결이란 여러 가지 결정적인 난점을 제시한다. 얼마 전 미 국방성은 「오끼나와」에 저장했던 핵무기의 대만이전을 건의했다. 「애그뉴」 부통령도 북평이 미국 탁구선수단을 초청했을 때 『선전공작』이라고 규탄한바 있다. 이러한 판국에 북평 행을 결심한 닉슨 대통령은 중공과의 협상에 앞서 국내에서의 어려움으로 고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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