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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신민당 당수의 선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7월20∼21일의 신민당 전당대회는 당헌을 개정하고 결의문을 채택, 국민에의 메시지를 발표하는 한편, 3차례의 투표 끝에 당수로 김홍일을 선출했다.
양대 선거를 치른 후 처음 열린 이 전당대회는 당수선정을 위한 표결 과정이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시피 범주류와 비주류간의 파벌대립이 격심하였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절차를 질서 정연하게 민주적으로 처리해 나간 점, 민주정당으로서 성숙한 신민당의 역량을 내외에 과시한 것이라 하겠다.
신민당은 국민에의 메시지를 통해 『국민의 숭고한 성원에도 불구하고 당의 체제경비에 월 여를 소비한데대해 솔직하게 사과한다』하였고, 『일체의 비생산적 당내 투쟁 과 대내투쟁을 지양하는데 다 같이 노력하고…우리의 총력을 오로지 대여투쟁에 집약토록 할 것을 굳게 다짐한다』고 결의했다. 재야민주세력의 집결 체로써 파벌간 대립의 세력균형 위에서 간신히 인화를 도모해오던 신민당이 위와 같이 자기반성을 하고 당내 투쟁 지양과 공고한 단결을 다짐하고 나섰다는 것은 분명히 환영할만한 일인데, 우리는 신민당의 이러한 결의가 반드시 실천에 옮겨지기를 충심으로 염원한다.
파벌대립의 해소를 위해서는 새로 선출된 당수의 권위를 전 당원이 승복함과 동시에 또 당수 자신이 당내요직을 안배하는데 있어서 결코 일파에 치우치지 않고 초파벌적으로 실력본위의 인선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
본래 당수를 전당대회에서 공개적으로 선출한다는 것은 민주정당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만, 그러한 당수를 뽑기 위한 표결과정에서 노출된 대립을 신속히 극복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당의 인화와 발전을 좌우한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종다수의 정신과 탈계보 의식이야말로 신민당으로 하여금 새로운 차원에서 당내인화를 이루고, 강력한 대여투쟁을 전개하는데 있어서 필수불가결 한 정신적 요소가 될 것이다.
신민당 전당대회는 국제정세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자기네들이 『초지일관 반공 반 독재 호국민주투쟁의 민족적 모체』가 되어왔고 또 될 것임을 다짐하였지만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비하여 난국을 뚫고 국가 민족이 활로를 찾아 나갈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는 동당이 국제정치감각에 있어 참신성이 모자라거나 혹은 정세변화의 의미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자각치 못하고 있는 탓이라 할 것이다.
변화의 도전으로 국제권력정치에 있어서 한국이 차지하고 있는 좌표가 크게 뒤흔들리고 있는 오늘 신민당은 재야정당이라 해서 정부정당이 내놓은 정책노선에 질질 끌려 다니거나 아니면 그 반대로 이를 덮어놓고 헐뜯을 생각만 하지 말고, 자기네들은 어떤 방향으로 국민과 국가를 이끌고 나아가겠다는 것인가를 선명하게 천명함이 있어야 할 것이다.
격동기에 있어서 국방외교상의 진로 설정에 있어서는 국내 정치집단의 공동한 참여가 있어야한다.
이것이 바로 초당파적인 안보통일논의기구의 설치가 강조되고 있는 소이 인줄 알지만 양대 정당제의 일익을 담당하고 차기정권 담당을 자부하고있는 신민당이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은 집권능력의 미숙을 드러내는 것이다. 책임있는 정치집단은 국민의 불평·불만에 편승하여 선동적인 인기획득을 노리려고 할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국민대중을 이끌고, 국가·민족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할 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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