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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학산·추풍령 일대에 포위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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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금천=임시취재반】권총살인강도범 박원식을 쫓고 있는 경찰은 지난 15 상오 경북 금능군 봉산면 복전동 뒷산 경부선 선로 변에서 범인 박과 인상착의가 같은 괴한을 보았다는 주민 4명의 신고에 따라 황학산 일대와 추풍령일대에 포위망을 펴고 철야 잠복한 후 16일에도 계속 수색을 했다. 경찰은 주민들이 목격한 증언으로 미루어 괴한을 일단 범인 박으로 단정, 경북과 충북경찰에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현지에 군·경과 예비군에 헬리콥터까지 동원, 수색했으나 아직 박의 종적을 잡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박이 추풍령과 황학산을 잇는 소백산맥 골짜기로 들어갔으며 발에 상처가 있었다는 주민신고에 비추어 경찰포위망을 멀 벗어나지 못했으나 경북과 충북 도계를 넘어 영동군 황금면 추풍동 금산계곡을 지나 북으로 빠질 것으로 보고 포위망을 압축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수색에서 「헬」기에서 박에게 자수권고방송을 하는 한편 주민들의 신고를 계속 바라고 있다.

<도계선 넘은 듯-수색작전>
15일 상오11시쯤부터 금천경찰서 병력 및 경북도내 각 경찰서에서 차출된 1개 소대씩의 병력 등 5백여 명과 예비군 3백여 명을 황학산과 추풍령 및 내장산 입구 등에 투입, 수색작전을 펴 15일 하오7시쯤 제1목격지에서 황학산 쪽으로 7백m쯤 떨어진 황학산 밑에서 범인이 쓴 것으로 보이는 밀짚모자 1개와 삽 1개를 발견했다.
봉산면 덕천동 농협연쇄점에 수사본부를 둔 경찰은 15일 하오4시쯤 황학산·추풍령·내장산입구 등을 차단, 수색작전을 펴 다 날이 저물어진 하오8시부터 잠복근무에 들어갔다가 16일 상오5시부터 다시 수색을 재개했다.
수사본부는 16일 동원된 경찰관과 예비군에 ①군복바지에 「러닝샤스」를 입은 인상착의의 남자가 발견되면 범인으로 단정하고 응사가 있으면 사살하라 ②은신처가 돼있을지도 모르는 독가촌을 모두 수색하라고 지시했다.

<향토대대 투입>
육군향토사단 1개 대대전투병력이 16일 상오11시40분쯤 현지에 도착, 수색 전에 투입되었다. 이로써 군경무장합동수색작전을 벌이게 됐는데 군대가 동원된 것은 이규리 수색본부장의 지원요청에 따른 것이다.
경찰은 또 제4목격자가 15일 낮12시쯤 범인을 발견한 지점이 제1목격지에서 2·5km 떨어지고 도계에서 5백m쯤 떨어진 봉산면 광천동 내장산입구 5백여m 지점이라는 점에 미뤄 범인이 이미 경북도계를 넘어선 것이 아닌가 보고 충북도경에 범인수색을 철저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충북도경은 16일 상오5시부터 경찰 및 예비군 3백여 명을 동원, 황학산에서 1km쯤 떨어진 영동군 황금면 유리산과 거기에서 1km쯤 떨어진 매곡면 천덕산 입구 요소를 차단, 수색작전을 펴는 한편 18개소에 임시검문소를 설치, 경찰관 2명, 예비군 2명으로 된 검문 반을 배치, 검문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둑밑으로 굴러 검문소에 신고|신고경위>
15일 상오8시40분쯤 직지사역 선로반원 정용남씨(30)가 금능군 봉산면 복전동 뒷산 직지사역과 신암역 사이 속칭 태평굴 남쪽 4백m쯤의 철로 변에서 맨 처음 박과 인상이 같은 농부차림의 남자를 발견했다. 정씨에 따르면 『무엇 하는 사람이냐』고 묻자 그 남자는 『이웃 복전동 사람이다』고 응답했다. 복전동 주민인 정씨가 『우리마을 사람이 아니다. 언제 우리마을에 왔느냐?』고 다시 추궁하자 그 남자는 오른쪽 주머니에서 「금잔디」 한 갑을 집어내 담배를 피워 물면서 정씨를 『저기 뽕밭에 가 이야기하자』고 유인한 후 느닷없이 권총을 꺼내 겨누면서 『나를 따라 오라. 반항하면 죽인다』고 위협했다.
정씨는 순간 8m쯤의 철둑 밑으로 굴러 떨어져 도망, 즉시 덕천검문소에 신고했다.

<주민4명 신고 모두 박과 일치-"왼손엔 수전증">
치안국은 16일 박과 비슷한 인상의 괴한을 목격했다는 주민 4명의 신고를 종합·분석한 결과 현재 황학산 속에 숨어있을 것으로 보이는 괴한이 박원식이라고 단정, 이날이 수색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염보현 치안국 수사지도과장은 이 괴한을 박원식으로 단정하는 것으로 ①목격자들이 진술한 인상이 일치하며 ②권총을 가지고 있었고 ③금잔디 담배·밀짚모자·삽 등으로 완전위장하고 있었다는 점과 특히 박원식이 평소 왼쪽 손에 수전증이 있었는데 제1목격자인 정용남씨가 괴한의 왼쪽 손이 떨리는 것을 분명히 봤다는 진술로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밀짚모자 쓴 박 목격 또 주민 1명 신고>
마지막으로 낮 12시쯤 김기수씨(44·봉산면 광천2동)도 밀짚모자를 쓴 박과 비슷한 괴한이 경북과 충북 도경계 5백m쯤 남쪽 철길을 건너 북쪽으로 도망치는 것을 발견했다고 신고했다.

<우리 손으로 잡겠다 네 아들을 수색대에-금능의 노인>
【금천】경찰의 수색작전이 한창이던 15일 하오 금능군 봉산면 덕천동604 김병삼 노인(66)은 『박원식은 우리 손으로 잡겠다』며 아들 넷을 수색작전에 참가시켜 달라고 자원해 왔다.

<변장한 박원식의 얼굴>
『이 얼굴을 잡아라』-치안국은 15일 하오 살인강도범 박원식의 사진 3장을 새로 만들어 전국에 사진 수배했다.
치안국은 범인 박이 변장술에 특기를 갖고 있어 육군장교·여자·안경을 쓴 공무원 등으로 수시 변장하며 증명서 없이도 공무원 등 각종직업을 사칭한다고 밝히고 박의 검거에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치안국이 전국에 사진 수배한 범인 박의 모습은 ⓛ「넥타이」를 맨 의젓한 신사복차림에 안경을 쓰고 있으며 ②제5호 애인까지 갖고 있는 박이 최근 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의 부분확대 ③박의 전신모습은 오른쪽 어깨에 총을 맞아 약간 오른쪽으로 처져 있는 것이 특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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