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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망칠 당기위 결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신민당 당기위의 무더기 징계결의는 워낙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소식을 들은 대부분의 당 간부들은 어리벙벙해했다.
그러나 비주류선 『진산계의 단순한 보복야기보다 다른 속셈이 있을 것 같다』해서 신중한 속셈타진에 나섰고, 주류인 김영삼씨나 이철승씨는 『누구를 망치려드는지 모르겠다』 고 안절부절.
김홍일 대표서리는 전형일 당기위원장의 사표와 경위실명을 듣고 『대회를 앞두고 왜 이래야만 하느냐』고 했다.
비주류사람들은 대책을 마련키 위해 15일 아침 「뉴·코리아·호텔」에서 회의를 열었는데 김대중씨는 『누가 당을 망치고, 누가 당을 맡을 사람인지가 분명해졌다』고 했고, 또 홍익표씨는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소』라고 반문, 윤제술씨는 『유진산씨 제명결의는 내가 제안했는데, 원죄자는 빼놓고 엉뚱한 사람들을 징계하니 이건 단죄가 아니라 단죄만 처벌한 어리석은 짓』이라고 했다.
정권대장이 된 주류의 고흥문 서범석씨와 비주류의 정일형씨는 『창피스러워 말조차 꺼내기 싫다』고.
전당대회를 며칠 앞두고 대의원포섭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신민 당내 각파는 조직 점검에 필요한 자금마련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비교적 자금원이 풍부한 범주류는 그 동안 각 파별로 벌여 왔던 작업을 단일화하여 15일부터 자금도 「풀」제로 각파실력자가 공동으로 부담토록 하여 한결 수월해졌다고.
한편 김대중씨 한사람에게 거의 자금을 의존하고 있는 비주류는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아 자파 초선의원들에게까지 할당을 했는데 김상현·박종률 의원 등은 『큰일 났다』고 울상.
『동료당원의 정치생명을 끊는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입니다』.
공화당의 김원태 당기위원장은 15일 당무회의에서 37명의 당원에 대한 당기위의 제명결장이 그대로 추인된 뒤 퍽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당무회의는 찬물을 끼얹은 듯 심각한 가운데 당기위가 조사한 제명대상자의 해당행위를 보고 받았는데 단 한명의 당무위원도 이 무더기 제명결정에 반대하지 않았다는 것.
한편 출국목적을 밝히지 않고 하룻 동안 일본에 다녀온 백남용 당의장은 이를 궁금해하는 당무위원들에게 『친척의 부고를 받고 장례에 잠시 다녀왔다』고 설명했는데 기자들에게는 끝끝내 『시골선산에 갔다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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