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국민연금 연계 소신 … 박근혜 공약 '맞춤 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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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정부의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 시행 방안을 찬성하는 전문가다. 나아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통합 운영을 주장한다. 진영 전 복지부 장관이 기초-국민연금의 연계 반대를 주장하면서 사퇴한 점을 고려하면 박근혜정부의 기초연금 공약을 그대로 시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인 셈이다.

 문 후보자는 지난달 25일 정부의 기초연금 시행 방안이 나왔을 당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민연금은 낸 돈보다 훨씬 많이 받아 간다. 보험료를 최소한 15% 내야 하는데 9%만 낸다. 그런데 가입하지 못한 사람은 기회가 없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기초연금에선 조금 양보하는 게 맞다.”

 당시 문 후보자는 정부안을 더 죄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노인에게 20만원 지급) 공약하고 맞추는 거 같아서 걱정이다. 20~30년 후에 눈덩이처럼 불어나 재정이 망가지게 된다. 연금 이런 거 생각하면 잠이 안 올 정도로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장관 내정 사실이 발표된 이후 25일 기자와의 통화에선 “발표 직전에 통보를 받았다.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문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근무하면서 복지와 관련한 재정 문제를 연구해왔다. 급속한 고령화 시대를 맞아 지속 가능한 제도가 되려면 국민연금·건강보험·공무원연금·군인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2004년 3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시절 연금 특별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면서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복지부 관료들은 “의외의 인물”이라며 놀라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보건·의료를 다룬 적이 별로 없고 큰 조직을 이끌어본 경험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를 무난히 이끌었고 성품도 합리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문형표=▶서울(57세) ▶서울고-연세대 경제학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박사 ▶한국개발연구원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장 역임

신성식 선임기자,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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