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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활(1)|냉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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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여름의 별식 냉면은 더위를 씻고 지친 입맛을 산 듯 하게 들리는 맛의 청량제다.
예전엔 특히 이북 지방에서는 집에서 일일이 국수를 눌러 만들었던 이 냉면은 점점 음식점「메뉴」에서만 찾게 됐을 뿐 일반 가정에선 좀처럼 만들 엄두를 못 내었다.
그러나 요 근래「인스턴트」냉면국수가 나옴으로써 손쉽게 가정에서 냉면을 즐길 수 있게됐다. 냉면의 맛은 첫째 시원한 국물과 쫄깃쫄깃한 국수, 그리고 거기에 곁들여 담백한 꾸미에 달려있다.
온 가족이 가볍게 즐길 수 있게 토요일 저녁이나 무더운 일요일 점심때, 또 여러 손님을 집에서 대접할 때, 큼지막한 사기 그릇에 국물을 넉넉히 붓고 색색의 꾸미를 얹어「우리 집 별미 냉면」을 상에 내보자.
▲국수=시중에서 팔고 있는「인스턴트」제품은 녹말과 메밀을 배합하여 열처리를 한 것이므로 끓인다는 생각보다는 뜨거운 물에 담가 마른 국수를 불린다는 정도로 해야한다.
냉면국수는 삶는 정도에 따라 맛이 달라지므로 특히 삶는데 주의해야 한다. 보통 펄펄 끓는 물에 국수를 집어넣어 뭉치지 않도록 긴 젓갈로 저으면서 2∼3분 정도 끓여 내면 충분하다. 국수는 건지는 즉시찬 물에 두 세번 헹궈야 가루기(녹말과 메밀에서 나오는)를 완전히 빼고 윤기 있게 된다. 국수가 엉겨 붙는 것을 막기 위해 튀김 망에다 마른 국수를 놓고 끓는 물에 4∼5회 담가도 된다.
「인스턴트」제품은 5인분 7백50g에 1백20원정도, 1인분 1백60g은 30원이다.
▲국물=보통 쇠고기 육수를 많이 쓰고 있는데 이 국물을 여러 가지로 만들어 변화를 줄 수 있다. 양지머리를 2시간 정도 푹 고아서 차게 식히는데 육수를 골 때는 한번 세게 끓고 나면 솥뚜껑을 열고 은근한 불에서 오래도록 끓이면서 거품을 거둬내야 느린 내가 나지 않고 고소한 국물이 된다. 이때 둥근 파나 당근을 통 채로 함께 넣고 나고 개 국물을 했을 때는 조개를 건져 잘게 다져 갖은 양념을 해서 얹는다. 그밖에 닭고기를 곱게, 찢어 갖은 양념을 한 다음 잘 볶아 얹어도 좋다.
야채는 여름에 흔한 오이를 날로 채 썰어 얹어도 좋고 채 썰어 소금에 절였다가「프라이팬」에 갖은 양념으로 새파랗게 볶아도 좋다. 닭죽은 지단을 부쳐 채를 썰거나 납작납작 모양 좋게 하든지 또 단단하게 삶아 얇게 썰어 앉는다. 이밖에도 배를 채 썰어 놓기도 하고 「햄」이나「소시지」를 쓸 수도 있다. 그리자 냉면을 낼 때 필요한 겨자는 가루를 사다 즉석에서 개어 쓰도록.

<평양식>
국물로 특색을 삼는데 겨울에 특히 동치미 국물은 유명하다.
냉면국수는 녹말보다 메밀을 많이 쓰는데 전문 음식점에서는 메밀만 사용한다. 메밀의 맛은 깔깔하면서 보드라운 것이 특징.
양념을 될 수 있는 한 적게 써서 냉면김치도 소금, 파, 마늘, 생강, 고춧가루를 적게 넣어 삼삼하게 한다. 메밀의 독을 빼기 위해 돼지고기를 삶아 얹기도 한다. 국물은 얼음에 5시간이상 채워 내는 것이 이상적이다.

<함흥식>
녹말로만 국수를 만들어 질긴 것이 특색. 여기에 매운 생선회를 얹어 땀을 내며 먹는 다음 간장에 고춧가루를 버무려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을 넣은 진한 양념을 냉면 위에 앉는다.
생선회는 가오리, 민어, 홍어를 주로 쓴다. 홍어는 뼈 째로 먹을 수 있는데 잘게 썰어 끓는 물을 끼얹어 약간 소독될 정도로 한 다음 초고추장에 진하게 무친다. <윤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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