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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모 1척 잡으려면 중국 해군력 40% 희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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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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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모함 1척을 격침시키는 데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력의 40%가 희생될 것이라고 러시아의 군사 전문잡지인 ‘국방산업지(Military-Industrial Courier)’가 최근 분석했다. 중국이 매년 국방예산을 두 자릿수 비율로 늘리며 군사력에서 미국을 따라잡으려 하지만 아직은 격차가 작지 않다는 것이다.

 이 잡지는 중국이 미 항모와의 해전을 염두에 두고 상당히 효과적인 무기체계를 갖춰왔다고 소개했다. 세계 최초의 대함 탄도미사일로 불리는 둥펑(東風)-21D는 사정거리가 3000㎞에 달해 일본이나 괌 해상의 미 항모를 겨냥할 수도 있다. 잉지(鷹擊)-83 등의 유도미사일을 장착한 12대의 구축함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 함대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최근 러시아로부터 모스킷 SSM P-270 대함미사일을 갖춘 구축함 4척을 추가 구입했다. 항모인 랴오닝함과 중거리 함대공 미사일 훙치(紅旗)-16을 탑재한 호위함 장카이(江凱) 15척도 적함을 단번에 침몰시킬 위력을 갖췄다.

 미 항공모함이 이끄는 함대가 중국 영해로 들어가면 중국 해군은 대함미사일을 탑재한 구축함 10척과 미사일정 40척을 우선 투입, 게릴라 전술로 미 함대를 괴롭히려 할 것으로 예측했다. 만약 항모 1척이 침몰하면 미 해군은 해상 제공권의 약 10%를 상실하고 승무원 수천 명이 희생된다.

 하지만 잡지는 중국군이 미 항모를 격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단 중국이 인공위성·공격기·레이더망을 총동원하더라도 계속 이동 중인 항모의 위치를 정확히 추적해 타격하기가 쉽지 않다. 미 항모는 순양함·구축함·잠수함은 물론 정찰기·대잠헬기 등의 호위를 받는다. 또 가장 발전된 함대 방공망이라는 이지스 시스템을 통해 날아드는 적 미사일을 거의 정확히 요격할 수 있다. 항모에 탑재된 F-35 스텔스 전투기와 무인 공격기는 수백㎞ 장거리 비행이 가능해 중국 본토의 미사일 발사대 등 군사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 미 항모전단은 중국 영해에 들어가지 않고도 충분한 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 셈이다.

 이런 분석을 통해 잡지는 중국이 미국의 제럴드 R 포드급 항모 1척을 격침하려면 중국 해군 전력의 30~40%가 소진될 것이라고 계산했다. 제럴드 R 포드급 항모는 2015년 진수 예정인 제럴드 R 포드함을 비롯, 현재의 니미츠급 항모를 대체할 차세대 항모다. 다만 관건은 미 해군이 보유한 11척의 항공모함 등 막강한 해상전력을 얼마나 빨리 서태평양에 투입할 수 있느냐라고 분석했다.

 현재 서태평양을 관할하는 미 해군 7함대엔 항모 조지 워싱턴함을 비롯해 60~70척의 군함이 배속돼 있고 18척은 일본과 괌에 상시 배치돼 있다. 또 긴급사태가 터지면 최대 6~7척의 항모를 서태평양으로 우선 투입할 수 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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