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 맞추어 원내총무 인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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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선거후의 정치는 「여야간」보다 공화·신민 양당의 내부정치가 더 절박한데, 공화당 간부들은 집안 정치의 사전조정을 들판에서 시작했다.
선거가 끝난 후 첫 일요일인 30일, 서울교외 「골프」장에는 국회의원당선자들이 오랜만에 모였다. 서울「컨트리·클럽」에는 길재호 공화당사무총장·김진만 원내총무·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한「팀」으로, 김창근·김종익 의원과 박종규 청와대 경호실장이 조를 짜 「필드」를 돌았으며 안양「컨트리·클럽」에서는 공화당 전국구인 강성원씨가 서울기획실 간부들과, 홍승만씨가 법조인들과 「골프」를 쳤다.
공화당은 5·25총선의 낙선자들의 입장도 고려하여 당선자대회나 당 기초개편 등을 6월 중순이후로 미룰 듯.
길재호 사무총장은 31일 『7대 의원의 임기가 6월말일 까지 인데 미리부터 당직개편이다, 당선자회의다 해서 낙천의원과 낙선자들의 감상에 부채질 할 필요가 없다』면서 『지금 청와대에서 열리고 있는 수출진흥확대회의에 낙선된 현 국회 상임위원장들이 참석하고 있다』고.
길 총장은 또 공화당 요직 개편문제에 대해선 『신문과 방송이 마음대로 인사발령을 하고있다』고 불만.
신민당과의 중진회담을 갖는 문제에 관해 그는 『야당이 자체 체제정비를 하지 않는 이 마당에 누구를 상대로 회담을 하겠느냐』면서 『야당에서 「헤비」급 원내총무가 나오면 공화당도 거기에 격을 맞추어 총무인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전당대회나 지도체제 개편보다 단결된 힘을 보일 때다.』 『국민의 지지에 부응하는 강력한 정당으로 수권태세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선거가 끝난 뒤 당선자들이 차차 서울에 모여들자 신민당 안에는 6월 전당대회 개최문제를 둘러싸고 의견이 두 갈래로 정리되고 있다.
30일 아침 「뉴·서울·호텔」에서 고흥문·김영삼·정해영씨 등이 만나 당내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는데 고 총장은 『전당대회는 국회개원 전에 열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으나 단일 또는 집단지도체로의 개편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때가 아니라고 입을 다물었다.
그런가 하면 「세브란스」병원에 입원중인 김대중씨는 그 동안 1백여 명의 당원들을 만났는데 대부분이 6월 전당대회에서 단일지도체제확립을 주장했다는 것이며 김씨는 퇴원하는 대로 전당대회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밝힐 것이라고.
한편 주류의 양일동씨는 『내 개인생각은 6월중에 전당대회를 열어 단일지도체제로 당권을 정비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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