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돌풍, 교육·언론까지「확 바꾼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에서 가장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하버드 대학도 블로그 열풍에 뛰어들고 있다. 하버드 대학은 최근 학생과 교수진의 블로그 구축을 돕기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데이브 위너를 영입했다.

하버드 대학은 새로운 추진하는 블로그(Blogs, Web Log의 합성어) 계획을 위해 전직 소프트웨어 업체 경영인인 데이브 위너에게 하버드 로스쿨(Law School) 산하 인터넷·사회 연구소인 버크만 센터의 객원 연구원 직책을 부여했다. 위너는 툴레인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으며, 그 후 위스콘신 대학에서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앞으로 그는 하버드 학생 및 교수진에게 일상적인 문서들을 웹으로 올리는 기술을 가르치게 된다.

블로그의 권위자인 위너는 이번 연구원 직책을 맡기 전까지 캘리포니아 밀브래이에 있는 컨텐트 퍼블리싱 툴 및 서비스 전문업체인 유저랜드 소프트웨어의 설립자 겸 CEO였다. 그는 SOAP, XML-RPC, RSS 및 OPML를 포함해 수많은 인터넷 관련 표준들을 직접 또는 공동으로 개발해왔다. 그는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는 인터넷 장수 웹 로그 가운데 하나인 스크립팅 뉴스(Scripting News)의 창시자로 유명한 인물이다.

올해 47살인 브루클린 태생의 위너는 매사추세츠, 캠브리지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CNET 뉴스닷컴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위너는 현재 이곳에서 기존 하버드 블로그를 체계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처음으로 웹 로그를 접한 시기는 언제인가?

접했다기 보다 내가 만들었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1996년 2월 당시 통신품위법(CDA) 제정에 반발해 생겨났던 ‘24시간 민주주의 프로젝트(the 24 Hours of Democracy Project)’의 일환으로 만든 것이 시초다. 많은 지지자들이 몰렸고 새로운 서비스들이 온라인에 등장했다. 당시 나는 모든 것을 한 페이지에 최신사건 순으로 배치하는 것이 더 나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 사이트를 만들고 나서 "꽤 실용적이군. 이번 프로젝트가 끝나면 자세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겠어"라고 판단했다.

당시 그 형태를 웹 로그라고 부르지 않았지만 현재의 웹 로그와 매우 비슷했다. 어쨌건 내가 유저랜드 소프트웨어의 CEO로 있었을 때 유저랜드의 스크립팅 환경에서 개척자들을 대상으로 이것을 시작했다. 1년 후인 1997년 4월에는 내가 직접 개발한 웹 로그(log)인 스크립팅 뉴스를 시작했다. 스크립팅 뉴스는 아마도 현존하는 가장 오래됐거나 가장 오래된 웹 로그중 하나일 것이다. 가장 오래됐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것은 인터넷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곤 하기 때문이다.

■블로그라고 불리게 된 경위와 어떻게 확산될 수 있었나? 또는 어떤 형식으로 전개됐는가

블로그는 매년 규모가 커지고 있다. 잔 바거의 웹 로그는 일명 '로보트 위즈덤(Robot Wisdom)'이라고 불리는데 그가 블로그라는 용어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현재 이와 같은 사람들은 훨씬 더 많아졌으며, 이는 우리가 보다 쉬운 제작 방법을 계속 연구해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사람들은 더욱 편리한 인터넷을 즐기고 있다. 블로그는 결국 이메일이나 워드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것처럼 아주 기본적인 기술이 될 것이다. 그냥 글을 쓰는 것과 같으며 이렇게 만들기 위해 내가 대학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모든 학생과 교수들에게 블로그를 만들고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칠 것이고 나중에는 그들이 다시 학생들을 가르칠 것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블로그가 자자손손 이어지기 위한 긴 여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버드 대학과 인연을 맺게 된 특별한 계기는 무엇이었는가?

사실 순식간에 이뤄진 일이었다. 나는 여러 해 동안 상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종사해왔고 뭔가 색다른 일을 바라고 있었다. 하버드 관계자들은 하버드 대학 내의 여러 기관들이 공유하고 있던 정보를 수집하는데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하버드 대학의 디지털 정체성을 정립하려는 시도로 작년 말에 회의를 소집했고 그 자리에서 이같은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다.

하버드 대학은 소규모의 핵심부분 중심으로 경영대학, 행정대학, 도서관학 등 수많은 단과대학이 모여있는 중앙 집권적인 구조다. 마치 여러 부서를 거느리고 있는 하나의 기업에 비유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각각의 부서들이 협력 및 정보 공유를 통해 업무가 중복되지 않도록 운영할 수 있을까?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들이 갖는 고민거리를 이곳에서도 마찬가지로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 웹 로그가 최상의 해결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많은 관계자들이 하버드 대학 당국에 ‘데이브의 자문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나는 동부연안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었는데 이 때문에 보스턴으로 오게 됐고 수석 연구원직을 맡게 된 것이다.

■아직까지 하버드에 블로그가 없다니 믿어지지 않는데···

캠퍼스 전체에 10개 정도의 웹 로그가 있으며 솔직히 말해서 이것들은 매우 초보 수준이다. 대학의 모든 업무들을 하나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 나는 대학 전체에서 벌어지는 일을 주제별로 통합시키려고 구상중이다. 아무도 억지로 할 필요는 없지만 원한다면 그 기회는 항상 열려있다. 만일 우리가 정말 훌륭한 100개의 웹 로그를 갖게 된다면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매우 만족해 할 것이다.

■하버드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

나는 일종의 전도사이며 교육자이자 동시에 학자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곳에서 내가 가르치는 만큼 배울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수년 동안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왔지만 사용자들과 그만큼의 시간을 함께 할 기회는 갖지 못했다. 문제는 주로 기술적인 부분이었다. 과연 이를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가? 그 기본적 특성은 무엇이며, 그들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지금은 관찰자 입장에서 하나의 공동체가 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아보고 싶다. 어떻게 개선해야 하고 과연 방해 요인은 무엇인가? 나는 이같은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를 공유하고 싶다. 당신처럼 기자들이 알아낸 것들을 출판을 통해 대중에게 알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당신은 웹서비스에서 간과되고 있는 부분이 상업용 애플리케이션이라기 보다 개인용 애플리케이션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사실 웹서비스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성능은 완벽한 수준이다. 인터넷을 통해 돈을 송금하거나 물건을 주문하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며 심지어 가장 인기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예외는 아니다. 나는 웹서비스라는 것을 서버 애플리케이션과 웹 로그 개발용 제작 툴을 연결해 주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 SOAP, XML-RPC, RSS 및OPML을 사용해 많은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지금 당신은 로그 개발과 통합을 위한 훌륭한 제작 툴을 만들어 다양한 소스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언론 부문에만 한정한다면 블로그가 정보공유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기술 보도 같은 일부 분야에서, 웹 로그는 주로 해당분야의 전문가들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잠깐, 그것은 무슨 뜻인가?

뉴스닷컴은 예외가 되겠지만 5~10년 전의 상황을 생각해보자. 당시, 업계 전체를 통틀어 애플리케이션의 수는 얼마 되지 않았다. 지금은 웹 로그를 통해 사람들끼리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여전히 직접 저술활동을 하는 전문 저널리스트들이 있지만 점차 그 수는 줄어들고 있다. 웹 로그가 곧 언론인 것이다. 웹 로그의 언론화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가? 큰 이슈가 될 만한 사건이 터졌을 때, 그 상황을 알기 위해 전문 저널리스트들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실제로 그 사건에 연관된 사람들로부터 웹 로그를 얻기만 하면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목할만한 일이 BBC에서 있었다.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에게 사진을 보내달라고 요청했을 때의 일이었다. 그들은 향후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갖는 이 기술을 주저 없이 활용하고 있다. 우주 왕복선 콜럼비아호 참사 당시 관련 사진들을 어떻게 입수했는지 아는가? 분명한 것은 전문 언론인들이 보낸 것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전문 언론인들은 뉴스 구성에 기여하는 어떤 가치도, 어떤 정황도, 어떤 배경도 제공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전형적인 뉴스 기사는 인터뷰를 통한 인용, 몇 가지 연결요소, 그리고 일부 사실 등으로 구성된다. 그 중 대부분이 인용된 내용이다. 만일 내가 중간 전달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인용내용을 접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CNN의 경우를 보면 정확히 알 수 있다. 아마도 기존 언론의 수익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웹 로그는 더욱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언론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언론이란 고차원적인 소명이다. 하지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한 관점을 표현하는 것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 기술을 채택할 것이며, 그 수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본다.

■교육에 있어서도, 블로그가 그처럼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이러한 움직임이 다른 교육기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이미 우리가 실시하고 있는 방식의 도입을 원하는 수많은 교육기관들로부터 엄청난 양의 이메일을 받고 있다. 또한 많은 경우에서 웹 로그의 도입으로 인해 학습능력이 향상되고 있다. 하버드 대학은 여느 대학들과는 다르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다. 하버드 대학은 아주 영향력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다른 대학으로의 파급력도 높다.

[ZDNet Korea]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