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분양시장 '푸르지오 전성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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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분양시장의 절정기인 10월, 전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5만여 가구) 10가구 중 한 가구는 ‘푸르지오’ 브랜드를 달고 나온다. 대우건설이 이달 분양 계획인 물량은 8개 단지 총 5026가구다.

 요즘 아파트 분양시장은 ‘푸르지오 전성시대’라고 할 만하다. 대우건설이 짓는 아파트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경기 침체 속에 다른 대형 주택건설업체들이 몸을 사리는 사이 대우건설은 주택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주택협회와 대우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 들어 9월까지 7993가구를 분양했고 연말까지 1만306가구를 더 내놓을 계획이다. 올해 분양 물량이 총 1만8299가구로 10대 건설사(올해 시공 능력 순위 기준) 중 가장 많고 2위인 현대산업개발(8910가구 예상)의 2배가 넘는다.

 대우건설의 분양시장 독주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두드러진다. 2009년부터 올 9월까지 10대 건설사가 분양한 아파트(20만8037가구) 5가구 중 한 가구(4만5600가구)가 대우건설 아파트다. 금융위기 전 주택경기 호황기였을 때 주택시장은 여러 업체의 경쟁 구도였다.

2004~2008년 삼성물산·대우건설·GS건설·롯데건설이 4만~5만 가구씩 비슷하게 분양했다. 금융위기 이후 다른 대형사들은 주택사업에 소극적이었지만 대우건설은 지속적으로 주택사업을 벌여왔다. 대우건설을 제외한 9개 대형사의 분양 물량이 2004년 7만6080가구에서 지난해 5만3931가구로 30%가량 감소했다. 대우건설은 금융위기 직후를 제외하곤 연평균 공급량을 1만 가구 이상 꾸준히 유지해왔다.

 사업 위험성이 높아 대형사들이 꺼리는 자체사업(직접 땅을 매입해 시행하는 주택 사업)에도 적극적이어서 올해 4개 단지(4323가구)의 시행과 시공을 도맡았다.

 분양 성적도 좋은 편이다. 최근 분양한 위례신도시·하남 미사지구 등에서 순위 내에서 무난하게 청약을 마감했다. 9월 말 기준으로 미분양 가구 수가 최근 3년간 분양한 물량(3만8202가구)의 6%인 2400여 가구에 불과하다. 대우건설 마케팅 담당 양동기 상무는 “주택시장이 가라앉아 있어도 주택이 필요한 틈새시장은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분양시장 주도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미래의 분양사업장인 재개발·재건축 수주액이 올 들어 8월까지 1조3000억원 정도로 10대 건설사 중 최다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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