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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소가구’의 매력

중앙일보

입력

부피는 줄이고 기능을 높인 1인 의자와 테이블, 책장 등 ‘디자인 소가구’로 꾸민 거실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 1 패브릭 소재의 하늘색 의자.(인디테일) 2 가죽 소재의 녹색 의자.(인디테일) 3 뒤로 기울어진 형태의 조명.(인엔) 4 박스형 책장.(더플레이스) 5 노란색 미니 테이블.(인엔) 6 달걀을 닮은 에그의자.(퍼니매스) 촬영 협조=김은선(노르웨이숲)

 가구가 변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구’라 하면 가족구성 단위 개념의 가구(家口)와 집안 살림에 쓰는 기구를 의미하는 가구(家具)로 나뉜다. 최근 이 두 가구 모두 새 풍속도를 보이고 있다. 가족이 점점 줄어들면서 부피는 줄이고 기능성은 높인 디자인 소가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소가족화로 가구 크기 점점 작아져

 사진가 심현준(38·서울 성동구 옥수동)씨는 해외 출장을 다녀 올 때마다 테이블·의자 등 소가구를 구입한다.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 갔다 백조가 날개를 펼친 듯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의자, 나무를 형상화한 책장 등을 보고 소가구에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이후 하나 둘씩 제품을 구입하다 보니 어느새 거실은 작은 전시장으로 바뀌었다. 그는 “최근 국내 브랜드에서도 장식적인 면이 강한 디자인 소가구가 출시돼 반갑다”며 “서재와 침실에도 소가구를 놓아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침대·장식장 등 부피가 큰 대가구는 그동안 신혼부부가 신혼집을 마련할 때나 기존의 가족이 이사 갈 때 주요 구입품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요즘 상황이 완전 달라졌다. 대가구가 지고 소가구가 뜨고 있다. 대가구의 경우 비용부담이 만만찮다.

 핵가족화로 보다 싼 가격에 소가구를 찾는 수요도 많아졌다. 소가구는 테이블·의자·책장 등 부피가 작은 가구를 말한다. 적은 비용으로 큰 인테리어 효과를 볼 수 있는 유용한 가구다. 크기는 작지만 소가구 하나로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2인 가구 비율이 24.3%로 4인 가구 비율(22.5%)을 1.8%포인트 앞질렀다. 2012년에는 1인 가구가 23.9%를 차지했다. 결혼해서 자녀를 가진 가족 역시 1명의 자녀만 둔 3인 가구가 51.2%로 절반 이상을 넘어섰다.

 소가족화로 중소형 주거 공간을 찾는 수요가 많아졌고 자연 가구크기도 작아지고 있다. 제한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침구 및 가구 수입·유통업체인 ‘형우모드’의 조재우 대표는 “소가구의 인기 요인은 ‘나의 가구’에 대한 소유욕이 정착되는 과정”이라며 “자신만의 가구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제품의 품질과 가치에도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우드·금속 소재 사용한 북유럽 스타일 인기

 리빙업계는 다양한 디자인의 소가구를 속속 출시하며 고객 마음 잡기에 나섰다. 브랜드가 선보인 신제품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북유럽 스타일’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2~3년전부터 유행한 북유럽 스타일의 디자인이 올해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북유럽 스타일은 소박하지만 세련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올 가을 기존 스타일과 달라진 점은 다양한 소재를 사용한 것이다.

 ‘꾸밈 바이 조희선’의 전선영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올가을 북유럽 인테리어 트렌드는 숲, 나무 등 자연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나무 소재와 차가운 느낌을 주는 금속 마감재를 사용한 제품들이 대거 출시했다”고 전했다. ‘노르웨이숲’ 김은선 실장은 “독특한 디자인도 많아졌다. 의자의 경우 곧은 일자 다리 모양이 아닌 구불구불한 모양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해외 브랜드의 소가구는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한 ‘리프로덕션 가구(복각가구)’가 많다. 리프로덕션 가구의 대표 제품이 의자·테이블·조명 등 소가구이기 때문이다. 덴마크 출신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핀율, 아르네 야콥센, 한스 웨그너 등의 의자는 북유럽 가구 중 대표 리프로덕션 가구로 꼽힌다.

 최근 서울 청담동·논현동·잠원동의 가구매장 중 소가구 쇼룸은 항상 사람들로 북적인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더플레이스를 방문한 주부 오지은(32)씨는 “디자인이 예쁜 소가구를 구입하려 한다. 마음에 드는 테이블을 발견했다”며 즐거워했다.

 온라인으로 구입할 수 있는 소가구 매장은 더욱 인기가 좋다. 매장 방문 전 온라인 사이트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확인할 수 있어서다. 봄가을에는 대규모의 세일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장점이다. 대규모 행사 기간에는 미리 골라둔 제품을 50~70% 할인 받을 수 있다.

<유희진 기자 yhj@joongang.co.kr 사진="김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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