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은 활용되고 있는가 |제15회 「발명의 날」에 살펴본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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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5월19일은 제15회 발명의 날이다. 발명의 날을 15회째 맞지만 아직 태반이 죽은 발명으로 빛을 못 보고 있다.
현재까지 살아 있는 발명 특허와 실용신안 특허는 4천3백여건, 이중 21%에 해당하는 9백93건이 기업에 이용됐다. 으례 발명이 빛을 보기까지는 보완 발명 등이 이루어지고 이것이 다시 기업주를 만날 때까지 몇 년 내지 몇 10년이 소요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발명의 내용이 문제시된다.
우리 나라 발명계가 꽃을 피우지 못한 이유를 특허국의 최고 실무자는 기업인들이 『거리의 발명자 모임시』했기 때문이나 차차 발명에 대한 인식이 나아져 전망이 좋아질 것이라고 한다. 그는 또 『실용성·산업성이 없는 것은 절대로 특허가 나지 않는다』는 상식적인 답변으로 발명의 질을 변명했다. 선진국의 과학 기술 및 경제 성장이 곧 발명·산업 정보의 결과라는 것은 너무 자명하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다.
특허 실무자나 발명 협회가 보다 가깝게 이용될 수 있는 발명의 방향을 제시해 주었어야 했다.
자연 발생적인 거리의 발명을 방관했고 가산을 탕진하는, 광적인 발명이 너무나 많았다. 무엇이 필요한가를 기업에서 얻어내어 보다 연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과학자에게 위탁 또는 전달하는 계획적인 발명이 초기 단계에 바람직했던 것이 사실이다.
한국의 기업은 대부분이 자본과 기술 시설, 그밖의 「노·하우」를 그대로 수입한 실정이었다.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룬 이제 이들의 기술을 한국에 토착하고 응용하는 「아이디어」, 즉 수정하는 두뇌마저 절실하다.
특허 실무자는 특허나 내주고 몇 개 특허품을 기업화하는데 알선하는 것으로만 속하고 무질서한 발명광을 버려 두고 있다. 이에 반해 발명 협회는 재정난을 푸념하고 행정 실무자를 원망하고 있다. 이들은 행정 당국이나 기업주가 발명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할 의무를 저버리고 있다. 거창한 국민 계몽에 앞서 죽은 발명이 예방되고 발명가에 대한 위탁 연구가 바람직한 일이다. <김현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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