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완판에 웃돈까지…상가시장, 때아닌 풍년 왜?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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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요즘 시중의 뭉칫돈이 상가로 흘러들고 있다. 아파트 분양시장 위주로 부동산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상가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최근 분양한 단지 내 상가가 잇따라 완판되고, 인기 지역 상가엔 웃돈까지 형성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올해 입찰에 부쳐진 LH 단지 내 상가 360개 점포의 평균 낙찰가율은 164%에 이른다.

최근에는 위례신도시, 왕십리뉴타운 2구역, 세종시 등의 단지 내 상가들에도 투자자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위례신도시 중심사업지구인 트랜짓몰 내부에 들어서는 첫 상업시설인 위례 아이파크 애비뉴(1차)는 분양이 완료된 것에 더해 최대 1억원가량의 웃돈까지 형성됐다.

인기 지역 중심으로 상가 인기

위례 아이파크 애비뉴는 분당 정자동 카페거리처럼 길을 따라 길게 늘어서는 유럽풍 스트리트형 상업시설로 조성된다. 서울 도심에 대규모 스트리트형 상가로 조성되는 왕십리뉴타운 2구역 단지 내 상가 역시 투자 문의가 몰리고 있다.

상가에 대한 인기는 경매시장에서도 감지된다. 올해 상반기 상가 낙찰률은 26.3%로 2001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 역시 61.5%로 2003년(63.5%) 이후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시중 뭉칫돈이 상가 시장에 흘러들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끄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수익형 부동산 시장을 주도한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이 주춤하면서 상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은 최근 2~3년새 급증하면서 공급 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임대도 쉽지 않고 임대를 맞춰도 기대한 것만큼 임대수익을 얻기 어려워진 것이다. 한동안 아파트 시장이 침체하면서 갈 곳을 잃은 시중 유동자금이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으로 흘러갔지만 또다시 갈 곳을 잃은 것이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소형 주거시설이 공급 과잉 등으로 기대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는 데다 아파트 값이 여전히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상가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률 하락 대비해야

이른바 베이비부머가 창업 등 자영업 시장에 대거 나오면서 임대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신도시라는 메리트가 더해졌다. 위례 아이파크 애비뉴의 시행사인 네오밸류 최희준 이사는 “신도시의 경우 새로 조성되는 상권이어서 상권 선점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상가 시장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섣부른 투자는 낭패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상가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최근 상가 시장에 부는 훈풍도 상가 시장 전반에 걸쳐 감지되는 것은 아니다. 도심 외곽의 대형 테마상가나 서울 강북권 상가시장은 여전히 침체가 풀리지 않고 있다는 게 상가 업계의 설명이다.

SH공사가 개발한 초대형 복합상가인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만 해도 여전히 빈 상가가 수두룩하다. 서울 성북·금천·강북구 등지의 상가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상가는 종류도 다양하고 지역별 수익률 편차가 큰 편”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상가 투자에 나설 때는 배후수요와 발전 가능성, 임대수익률 등등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안민석 연구원은 “고분양가와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률 하락에 대한 대비책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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