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시체데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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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청평=임시취재반】청평호반 버스참사사고 유가족 5백여명은 11일 하오 삼일운수와 대책본부가 사후수습에 대한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항의, 50여구의 시체를 떼메고 서울까지 도보행진에 나섰다가 8백여명의 기동경찰대와 충돌, 난투극을 벌였다.
이 사고로 경춘가도는 약11시간동안 교통이 완전히 마비되고 유족과 경찰이 각각 10여명씩 부상했다.
유족들은 사고가 난지 24시간이 지나도록 삼일운수측에서 관계자들이 나타나지 않고 대책본부에서도 아무런 수습책을 마련치 않자 ⓛ내무·교통 양장관이 즉시 현장에 와서 사과하라 ②운수 회사대표는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져라 ③대책본부는 납득할만한 사후대책을 마련하라는 등을 요구, 20여대의 리어카와 가마니로 만든 들것에 시체를 싣고 『서울로 가자』고 외치며 이날 하오 1시10분쯤 유해안치소를 떠났다.
유족들은 하오 9시쯤 가평군 외서면 대성리까지 20㎞쯤 진출했다가 대기중이던 8백여명의 기동경찰의 저지를 받아 길바닥에 주저앉았다.
경찰은 유족들을 『돌아가라』고 설득했으나 흥분한 유족들이 이날 밤 10시15분쯤 몽둥이를 휘두르고 돌을 던지며 경찰과 충돌, 서울시경기동대소속 최재삼 경감 등 경찰10여명이 유족들이 던진 돌에 맞아 부상했고 유족 정기춘씨(25) 등 10여명도 경찰의 곤봉에 맞아 부상했다.
이날 밤 10시50분쯤 현장에 달려온 정상천 치안국장과 남봉진 도지사 최정환 도경국장 등이 유족대표 이보인씨(43) 등 5명과 만나 약1시간동안 협상을 벌인 끝에 마석국민학교로 시체와 유족들이 옮겨가기로 합의, 유족들은 농성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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