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의 「모차르트」화신 릴리·크라우스-내한 연주를 앞두고 본 그의 인간과 재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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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대 최고 「모차르트」연주자인 「릴리·크라우스의 「피아노」독주회가 오는 12월 하오 7시 서울시민회관에서 중앙일보사·동양방송 주최로 열린다.
지난날「피아노」의 거장 「월터·기제킹」이 세상을 떠난 이후 「모차르트」연주의 최고권위를 손꼽으라면 누구나 「릴리·크라우스」를 제 1인자로 내세우는데 이론이 없다. 「릴리·크라우스」는 1908년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체코」인 아버지와 「헝가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6세때 왕립 「부다페스트」음악원에 입학, 현대음악의 거장들인 「벨라·바르토크」와 「졸탄·코다이」에게서 배워 17세 때 최고상을 받고 졸업했었다.
18세 때 그는 「빈」으로 가서 「비엔나」음악원 「마스터·클라스」에 입학, 「아르투르·슈나벨」과 「에드아르트·슈텔만」 등에게 사사하면서 「피아노」연주의 깊이를 더했다.
역시 「비엔나」음악원을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20세 때 이미 이 음악원의 교수가 됐다.
16세 때부터 시작된 그의 화려한 연주활동은 1930년대에 꽂을 피워 그는 「유럽」각지에서 명성을 떨쳤다.
그는 「차이코프스키」「베토벤」의 작품들을 훌륭히 연주, 주목을 끌었지만 특히 「모차르트」의 연주에서 그의 진가는 두드러졌다. 20대의 그에게 「모차르트」연주회를 열어주기 위해 「런던」에는 「모차르트」협회가 생기기도 했다.
「크라우스」의 황홀한 「모차르트」연주에 대해 평론가들은 『「모차르트」-그는 「크라우스」를 위해 태어난 음악가였다』고 말했을 정도로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성적인 섬세하고 온화한 「터치」에 남성 못지 않은 날카롭고 격렬한 「테크닉」을 구사하는 그의 연주는 인간미가 넘쳐흘러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뭉클한 감흥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바이얼리니스트」「시몬·골드베르크」와 함께 가진 「소나타·리사이틀」은 전세계의 주목을 끌었었다.
그와 같이 연주한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소나타」작품들은 2차 대전 전 SP만으로 만들어져 「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었다.
2차 대전 중에도 그는 연주활동을 그치지 않았는데 동남아 연주 여행 중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일본군에 체포되어 3년간 억류되기도 했었다.
전후 그는 「오스트레일리아」에 건너가 시민권을 얻고 잠시 교육활동에만 종사했다. 그 뒤 다시 연주 활동을 재개한 그는 구미와 동남아 등에서 많은 연주회를 열어 갈채를 받았다. 특히 일본에는 36년 이후 다섯 차례나 방문했었다.
현재 영국 국적을 갖고있는 그는 63세의 나이에도 젊은이 못지 않은 정열과 패기에 넘쳐있다.
평범하고 무미건조한 기계적 연주를 제일 싫어하는 「크라우스」는 섬세하고 탁월한 기교 위에 생명을 불태우는 영혼의 음악적 사자라고 불리고 있다.
「모차르트」음악의 현대최고 권위자인 「크라우스」는 이에 못지 않게 「바르토크」와 「비엔나」고전음악에도 깊은 조예를 자랑하고 있다.
이미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전집을 내놓은 「크라우스」의 연주는 무지개와 같은 아름다운 「터치」와 생생한 표정을 나타내므로 그저 황홀할 뿐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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