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TV 영화 정치적 말썽 하원서 조사단까지 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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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펜터건」(미 국방성)의 공보활동을 속속들이 파헤쳐 미정가에 논란의 불씨를 던졌던 CBS(미「컬럼비아」방송회사) 제작의 TV 기록영화 『펜터건 매도』 가 지난 28일 가장 권위있는 TV상인 「에미」상의 작품상을 수상하여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CBS 「뉴스·팀」이 11개월이나 걸려 제작한 이 영화는 VIP (주요인사)들의 군기지 방문, 화기 진열, 공군력 전시 등에 대한「펜터건」의 공보활동을 다룬 것인데 이 영화가 지난 2월 23일 CBS의 전파를 타고 첫 방영되자 CBS는 즉각 미 정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이 영화는 미연방정부와 보도기관사이에 전에 볼 수 없었던 문제점을 제기했다』 고 CBS를 비난하고 나선 사람들은 다름 아닌 「스피로·T·애그뉴」미 부통령과 「멜빈·레어드」미 국방장관, 그리고 미 하원 군사위원회 의장 「애드워드·헤버트」의원이었다. 이에 따라 미 하원은 이 문제에 대한 특별 조사 소위원회까지 구성, CBS에 「필름」과 기타 자료에 대한 소환장을 발부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막상 CBS측은 여유 만만하게 첫 방영을 끝낸지 한달 후인 3월23일 이 영화를 두 번째로 방영했다. CBS측은 『이 영화는 다만 미 국방성의 공보 활동에 대한 진단일 따름』이라면서 이것을 문제삼는 미 정계가 오히려 이상스럽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영화가 미 군사 활동에 미칠 영향에 대한 계속된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대한 시청자의 인기는 대단한 것이었다. CBS의 조사에 따르면 1차 방영 때 미 전국에서 9백60만명이 시청했으며 2차 방영 때는 1차 방영 때보다 47%가 증가한 1천4백10만명이 시청했다는 것이다.
물론 시청자 모두가 이 영화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어서 전화로 의견을 보내온 2천28명 가운데 8백90명은 비판적인 의견을 보내오기는 했으나 어쨌든 TV영화사상 유례없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 영화에 대한 문제가 아직 결말이 나지 않고 있는데 이 영화가 「에미」상을 수상하게 된 것은 CBS측이나 미 정계에 똑같이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물론 이 영화의 「에미」상 수상이 조사진행에 어떤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지만 ,이 영화가 일단 TV영화로서 성공을 거두었다는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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