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의 「음지」…유해환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5월은 어린이의 달. 해마다 5월이 되면 연례행사로서 청소년선도를 외치고 있으나 어린이들의 주변에는 유해환경이 없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는 4월 한달 동안의 선거기간을 타고 단속이 뜸해진 사이에 학교주변 주택가를 가리지 않고 어린이밀집지역에 주사위 놀음, 뺑뺑이 돌리기 등 사행행위와 유해음식판매 등 유해환경이 성행하여 청소년 선도사업은 말로만 그치고 있다.
서울 영등포에 있는 Y중학교의 경우는 학교주변에 사행행위업자가 밀려들어 학생들을 유혹하는 바람에 학교당국이 견디다못해 지난 22일자 공문으로 영등포경찰서에 단속을 요청했으나 여전히 사행업자가 몰려들고 있다.
Y중학교는 경찰에 보낸 단속요청, 공한에서 30명 이상의 학생이 유혹과 공갈 등으로 사행행위에 끌려들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장 심한 사행행위는 주사위노름. 이 노름은 1∼6까지 번호를 놓고 1원에서 10원까지 돈을 걸고 주사위를 던지는 것으로 어린이들에게 극히 나쁜 영향을 주고 있으며 중학교 2, 3학년생에게 20원∼30원 이상 걸기를 강요하고있다.
Y중학교 김모군은 이 노름판에서 2천원을 뺏기고 부모의 꾸중이 두려워 가출한일까지 있으며 학교측에서 처벌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걸고 조사한 결과 피해자 30여명이 조사에 응했다는 것이다.
학교뿐 아니라 서울 무교동 일대 도심의 거리에서는 10대 소년들의 야바위 짓으로 취객들이 봉변 하는 일이 잦으며 밤공부에서 돌아가는 학생이 붙잡혀 사행행위로 봉변 하는 일도 잦다.
한편 경찰도 중앙 청소년 선도위원회의 지휘로 선도의 달인 5월1일부터 ①유해환경의 정화 및 요인제거 ②불우소년선도 ③정서순화 ④낙도 어린이에게 책보내기 운동을 벌이도록 전국에 지시했다,
경찰집계에 따르면 12∼19세까지의 청소년은 모두5백81만5천7백27명으로 전 인구의 19%를 차지하고있는데 이중 비행소년은 6.3%인 36만8천7백34명에 이르고 있다.
치안국의 통계로는 청소년의 비행은 65년을 기점으로 볼 때 약간 줄었으나 죄질은 악질화 하여 강도·강간·살인 등은 늘고 도범·풍기는 줄어들고 있어 가정과 사회에서 보다 집중적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고 지적하고있다.
내무부는 5월중에 학교주변의 부정식품판매·사행행위 등 유해환경을 철저히 단속하고 모범소년표창·선도방안 「세미나」·간담회 등을 가질 예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