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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중국 누적매출 10억 달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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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농심의 중국법인 누적매출이 10억 달러(약 1조641억원)를 넘어섰다. 1999년 상하이 생산공장을 현지법인으로 전환한 이후 15년 만의 일이다. 누적 매출 10억 달러는 개당 3.5위안(약 611원)에 판매하는 ‘신라면’ 18억 개에 해당한다. 특히 농심 중국사업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9%씩 성장하고 있다.

 99년 중국 진출 첫해, 농심은 라면의 맛뿐 아니라 포장·규격 등을 한국 제품과 똑같이 했다. “브랜드를 현지화시켜 단기적인 성공을 거두기보다는 제품 브랜드 파워를 믿고 한국적인 맛으로 제대로 공략해보자”는 신춘호 회장의 역발상 전략 때문이었다. 중국에 진출한 다른 기업들과 달리 농심은 신라면·안성탕면·짜파게티·너구리 등 한국에서의 인기 상품을 그대로 수출했다. 한국적인 매운맛과 농심 브랜드를 그대로 중국에 수출한다는 이런 전략이 맞아떨어졌다는 게 농심의 분석이다.

 반면 마케팅에서는 철저히 중국인의 정서를 반영했다. 99년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을 만들어 중국 내 인기 스포츠인 바둑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했다. 신라면 광고도 마오쩌둥의 어록 “만리장성에 오르지 않으면 사나이가 아니다(不到長城非好漢)”를 패러디해 “매운 것을 못 먹으면 사내 대장부가 아니다(吃不了辣味非好漢)”라는 문구를 내세워 인기를 얻었다.

 최근에는 중국 내 온라인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올해 4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타오바오와의 합작 사업을 시작하면서 올 3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130% 성장했다. 농심은 올해 B2B 온라인 쇼핑몰과도 계약을 맺고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농심은 올해 중국시장 매출 목표를 지난해(1억2000만 달러)보다 38% 늘어난 1억6500만 달러로 잡고 있다. 구명선 농심 중국법인장은 “중국에서 15년간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성장을 한 적이 없다”며 “최근에는 신라면블랙·둥지냉면까지 인기를 끌고 온라인 시장에서도 성과가 나오고 있어 앞으로 성장세가 더 가속화될 것”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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