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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서 「한 표」혼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제7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27일 상오 7시부터 시내 곳곳 투표장에서는 투표 통지표를 받지 못한 사람들, 투표 통지표의 번호가 잘못 기재되었거나 투표 통지표를 받고도 선거인 명부에 등재되어 있지 않아 항의하는 등 많은 혼란이 일어났다.
이 같은 혼란은 대부분 투표 통지표의 기재 잘못, 또는 전 출입에 따르는 선거인명부 작성이 늦은 까닭에 일어났는데 이 때문에 투표를 못했거나 몇 시간씩 기다린 끝에 확인, 투표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서울시의 동 행정이 4년 전이나 별다름 없어 선거때면 불편을 겪게 한다고 불평했다.
이날 각 투표소에서 생긴 갖가지 말썽을 추려보면-
▲성동구 신당동에서 지난 12일 안암동5가 15의7로 이사했다는 이옥점씨(여·44)는 선거인 명부 등재 확인 서에 옮겨져 있지 않아 투표하러 투표소까지 갔다가 투표를 못하고 되돌아가면서 『이사를 자주 하다보니 아까운 한 표를 버리게 되었다』고 말하고 동사무소의 행정 능력이 모자라 선거인 명부에 등재되지 못한 것을 한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북구 수유1동163 여자 맹인학교에 설치된 수유1동 제4 투표소에는 유권자 4천1백16명 가운데 투표 통지표가 1천여 장이나 교부되지 않아 이를 받지 못한 유권자들이 통지표를 찾으려고 투표소에 몰려들어 혼잡을 빚었다.
이들은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면 무난히 투표할 수 있는데도 동사무소 측은 『명확하지 못한 세대가 많아 집을 찾기 어려워 통지표를 전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만 만하고 있었다.
▲영등포2동 관내에는 투표 통지표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유권자가 6백여 명으로 밝혀졌는데 이들은 대부분 무단 전입자들이라고 동 직원은 말했다.
▲영등포2동 제2 투표소에는 4월6일 공군에 입대 훈련중인 김덕구 군(21)이 5일간의 투표 휴가를 얻어왔다면서 투표가 끝나자 휴가증 뒷면에 투표했다는 선관위 측의 확인을 받아갔다.
▲전농1동415 K 모씨(여·42)는 이날 추가로 전달된 투표 용지를 들고 투표소인 구 동양 제약 소에서 투표를 하려했으나 투표 통지표에는 560번인데 선거인 명부의 560번에는 다른 사람으로 돼있어 투표를 못한 채 1시간동안 기다린 다음 선거인명부를 완전히 재조사한 끝에 확인, 투표를 했다.
K씨의 경우 투표 통지표는 인쇄물이 아니고 백지에 번호와 이름, 투표장소만 기입되어 있었는데 동 관계 직원은 누락되었다가 추가로 통지할 때 번호를 잘못 적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영등포구 시흥2동 제1 투표구에서는 신민당 측 선관위원 백영기씨(40)가 이날 새벽 투표용지에 가인까지 했는데도 동 직원의 착오로 선관위원이 아니라고 입장을 거부하는 사태를 빚었으나 1시간만에 해결됐다.
▲영등포2동 제2 투표소(영등포2동사무소)에는 투표 통지표를 받지 못한 정봉길씨(38·영등포동5가104) 등 10여 명이 주민등록증만을 들고 와 동 직원의 확인을 받고 투표했는데 정씨는 집을 옮겨 통지표가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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