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후보, 신민당 착각 빈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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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야간 유세가 예상보다 성과를 거두자 김대중 후보는 유세 시간을 한두 시간씩 늦추어 하루 한번쯤은 해진 뒤의 연설을 한다.
부산 유세 후 두 번째로 영남 중소도시 유세에 나선 김 후보 연설에선 『국민을 알거지로 만든 특권 경제』등 대여 공격의 격한 말이 늘어나고 또 가는 곳마다 명소를 들르는데 13일 밀양에서 창령으로 가는 도중 사명 대사 비석과 3·1운동 기념패에 헌화하고 밭에서 채소밭을 가꾸는 부녀자들을 찾아가 품삯을 물어보기도 했다.
그는 고장난 경호 차를 수리하는 동안 잠시 시골 다방에서 쉬면서 『이번 선거의 특징은 여당이 수세와 변명으로 일관하는 것인데 이는 신민당 전략이 내 머리 속에 있기 때문에 비밀이 유지되어 항상 기습을 당하기 때문』이라고.
날이 갈수록 대야 공격의 열도를 높이고 있는 김종필 공화당 부총재는 『국가 원수를 모독하는 처사가 있으면 엉뚱한 부작용이 나올 우려가 있다』면서 야당 후보를 『이사회와 정계에서 물러나야 할 사람』이라고까지 했다.
그는 특히 신민당이 주장하는 총 통제 음모에 구체적으로 언급, 『박 대통령이 순리를 벗어난 일을 할 분이 아니라』면서 『두고 보라』고 장담.
13일 유세에서 예산의 윤규상 위원장은 『75년에 김 부총재를 이 나라 지도자로 모시기 위해서도 이번에 박 대통령을 지지해줘야 한다』, 부여의 찬조 연사 김순길씨는 『4·27선거는 75년에 부여 대통령을 뽑기 위한 예비 선거』란 식의 얘기가 많아 주목을 끌었는데 어느 도당 간부는 『충남 일원에선 이런 방법이 아니고는 득표 운동이 어렵다』고 해명.
지방 유세에 나서고 있는 박기출 국민당 대통령 후보는 종종 신민당의 위원장을 국민당 조직책으로 착각하는 등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주말 유세를 위해 진해에 내려온 박기출 후보는 인사차 찾아온 신민당 위원장인 황낙주씨에게 『유세 장소를 왜 그렇게 좁은 곳으로 결정했소. 준비는 다 됐지요?』라고 물어 황씨를 당황케 했다는 것.
박기출 후보는 다른 지방에 가서도 신민 당사에 먼저 들르곤 하며 연설 중에도 간혹 『우리 신민당』이라는 말이 튀어나오기도.
경북의 K군·C군 같은 곳에서는 신민당의 부위원장이 박기출 후보의 유세 준비를 마련해주었는데 이는 개인적인 의리 때문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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