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우체통 뒤에는 FBI가 숨어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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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국의 국내 치안을 맡고 있는 미 연방 기사국 (FBI) 은 대학 내의 동태를 사찰하고 「과격파」교수들의 행동을 감시하거나 학생들에게 『「스파이」자금』을 제공, 제보자로 삼고있는 것을 그 주요 임무로 삼고 있어 미국 의회에서 지금 정치적 문제가 되고 있다.
FBI의 정보 활동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반발은 최근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필라델피아」 부근의 「메디아」소재 FBI 사무소에 침투, 약 1천건의 비밀 서류를 훔쳐 그것들을 국회 의원들과 각 신문에 보냄으로써 국민들이 FBI 활동을 소상히 알게되자 일제히 들끓어 올랐다.
미국 시민들은 국내 도하 각 신문에 폭로된 기사를 통해 FBI가 학원 동태와 일부 「과격파」교수들의 행동을 감시할뿐더러 「순진한」학생들에게 돈을 뿌려 그들을 경보 제공자로 만드는 것을 주요 활동의 하나로 꼽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분격을 누르지 못해 FBI 「후버」국장의 사임까지도 요구하고 있다.
지난 6일 하원 민주당 원내 총무인 「헤일·보그스」의원 (루이지애나 주 출신)은 「후버」국장이 소련의 비밀 경찰이나 「히틀러」의 『「게슈타포」의 수법』을 쓰고 있다고 하원에서 비난하고 그의 사임을 요구했다.
「보그스」 총무는 한 연설에서 그 자신과 다른 하원 의원들의 전화가 FBI에 의해 도청 당하고 있으며 각 의원의 사생활까지 속속들이 탐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경찰 국가에서 살고 있다. 민주당 원내 총무인 나에게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 일반 시민들에 대해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 것인가?』고 노기 띤 어조로 FBI를 비난했다.
「후버」국장은 주민들에게 폭로 된 FBI의 한 비밀 문서에서 FBI의 이러한 사찰 활동은 『FBI 요원이 모든 우체통 뒤에 숨어 있다』는 생각을 요시찰 대상자에게 심어줌으로써 그들이 『비밀 사찰 피해 망상증』에 걸리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후버」국장은 요즘 워싱턴의 「펜실베이니아」가에 거의 완공되어 가고 있는 FBI의 새로운 본부에 모든 정력을 쏟고 있다.
그는 자기를 노리는 자객이 숨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그의 사무실 앞 복도에 기둥을 세우지 못하게 하는 등 신 본부 건축을 일일이 감독하고 있다. 【워싱턴 7일 DPA 「유에르겐·호르쉬」기 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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