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에 드세요" 복약지도에 3833억원 지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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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 몇 분 이내에 드세요"라는 말에 연 3833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약국 복약지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개선이 미미한 상황이다.

새누리당 김희국 의원이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약사에게 제공되는 건당 복약지도료가 2008년 620원을 시작으로 ’12년 760원으로 약 23% 증가했고 복약지도료 총 요양급여비용은 2008년 2747억에서 2012년 3833억으로 약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복약지도’는 약사가 환자에게 보다 안전하고 유용하게 약물을 복용할 수 있도록 ▲의약품명 ▲사용 목적 ▲약효 ▲투약 방법 ▲시간 ▲복용간격 ▲부작용 등을 설명해주는 것을 말한다.

환자들이 의약품 정보를 이해하게 함으로써 의약품 오남용을 방지하고 올바른 의약품 복용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김 의원은 특히 "복약지도와 관련한 조사는 지난 2008년 보건사회연구원의 ‘의약분업 종합평가 및 제도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실시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당시 조사에서 복약지도에 대한 만족도는 45.9%에 불과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한국환자단체엽합회의 설문조사 결과 약사가 직접 복약지도를 한 경우는 단 2.2%에 불과하고, 약의 부작용 설명에 대해서는 설문에 참여한 422명 환자 중 40%가량이 불만족을 보였다. 특히 대부분의 환자가 약값에 복약지도료 명목으로 건당 760원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김 의원은 “국민들은 제대로 된 복약지도를 받을 권리가 있고, 약사는 충분한 복약지도를 해 줄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약사법상 복약지도는 의무화돼 있으나, 복약지도의 형태가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되고 있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표준화된 방법·내용·절차 등의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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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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